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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Aug 23. 2020

공부란 무엇인가. 서평은 또 무엇인가.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어크로스

어크로스 출판사로부터 '공부란 무엇인가' 가제본(60p)과 양장 노트(굿즈)를 제공받았습니다.
금전적인 대가는 없었고, 책은 제 돈 주고 샀습니다.


-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을 읽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 칼럼을 통해 김영민 교수를 처음 알게 되었다)

- 그 글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 본 일이 있는가 (명절 스트레스 이야기가 나올 때면 대화방에 이 글을 공유하곤 했다)

- 그 글이 담긴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는가 (때때로 꺼내어 여러 번 읽었다)

- 그 책을 권해 본 일이 있는가 (재작년 연말에 친한 친구 3명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 김영민 교수의 또 다른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을 첫 장부터 밑줄 치며 읽었다)

김영민 교수의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새로 나온 책에 대한 나의 기대와 관심은 대충 이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먼저 받은 60p 짜리 가제본을 읽고, 예약 구매해둔 책을 받아 또 읽었다. 일단 글이 재밌고 잘 읽힌다. 유머가 도처에 숨겨져 있어 언제 뭐가 터질지 모른다. 소리 내어 웃으며 무릎을 치면서 폭풍 밑줄도 치고 깨알 코멘트를 적어가며 부산스럽게 책을 읽었다. TV 프로그램에 빗대어 말해보자면 웃음이 터지는 강도나 빈도를 생각하면 예능이나 시트콤에 가깝지만 사실 이 책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유머에 취해 깔깔 웃어 대다 보면 중간중간 묵직한 메시지를 맞게 된다.


이 책은 공부에 관한 조언들을 담은 책이다. 평생 공부를 업으로 삼아온 교수님이 공부를 주제로 한 이야기를 모아둔 것이고, 실제로 공부에 관한 철학, 자세, 방법, 기술 등이 잘 짜인 구성으로 엮여있다. 이쯤에서 '나는 학생도 아니고 학자도 아닌데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렇게 답하고 싶다. 헬스장에 운동하러 가는 사람들이 꼭 올림픽에 나가려고 운동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인생은 끊임없는 배움의 연속 아니겠냐고.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해 내면을 단단히 쌓아 올리는데 분명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공부'에 관한 책이지만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인 내 입장에서 대입시켜 볼 만한 부분이 많았다. 단어는 적확하게 써야 하고, 체력은 중요하며, 연구계획서는 회사에서 쓰는 기획서와 닮아 있고, 학문적인 주제로 토론하고 발제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들이 결국 회사에서 회의를 하고 설득하고 일을 진행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상 김영 교수님의 글을 읽고 나면 한동일 교수님이 생각난다. (한동일 교수님의 저서 <라틴어 수업> <로마법 수업> 읽었다) 서로 전혀 다른 문체를 가지고 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내가 닮고 싶은 어른의 모습을 갖추고 계셔서 그런  같다. 그중에서도  분을 고르라면 김영민 교수님처럼 나이 들고 싶다. 유쾌하면서 진지하고, 가벼운  깊이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기다렸던 가수의 신보가 나와 설레는 마음으로 트랙 하나하나를 듣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더니 코로나 때문에 또 길었던 장마 때문에 다소 답답하고 우울했던 일상에 약간의 청량감이 끼얹어졌다. 더불어 앞으로 더 어려운 책을 읽는데 주저하지 않고 외국어 공부를 하며 다양한 차원에서 자기 갱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샘솟았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라면 검색창에 '김영민 공부란 무엇인가'를 꼭 한 번은 검색해주시길 바란다. (사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덧. 가제본에 담긴 글들을 본 책과 비교해보니 가제본에 어떤 글을 실을지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단순히 앞부분이나 특정 챕터를 다 도려내어 보여주기보다 전체 책의 내용이 스포일러가 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낚시성인 글들만 모은 것도 아닌 적절한 선을 지킨 매력적인 샘플러였다. 서평단 이벤트에 총 200명 정도가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판사 분들 하나하나 포장해서 배송 보내시느라 고생도 많으셨을 듯. 이 글을 빌려 감사 인사 올립니다!



Photo by Alfons Morale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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