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홍 Dhong Jun 21. 2016

쉬는 동안 하고 있는 일들

두 달째 백수 생활중 :)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사라더니!

이직한 지 두어 달 만에 회사에 좋은 일이 있어 잠시 일을 쉬게 됐다.

2주 정도 쉬고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될 줄 알았으나 이러저러한 일들로 잠시 그 기간이 길어져 지금 두 달 정도가 되어간다.


두어 달 정도 쉬어보니 드는 생각은...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는다(?)

생각보다 심심하지 않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으며 하루가 금방 간다~


한편으론...

새로운걸 배우고, 동료들이랑 수다 떨고, 일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 그 모든 것들이 그립다.

무엇보다 돈을 벌지 않으면서 돈을 쓰기만 하는 것은 적성에 안 맞는 듯하다. 씀씀이가 큰 편은 아니지만 수입이 없는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은 절대 못 참을 것 같다. (고로 하루빨리 돈을 벌러 가야 한다!)


그리하여 벌써 쉰 기간이 두 달(!!!)이나 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그간 한 일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두괄식으로 말하자면, 페이스북

실제로 시간을 계산해 보지 않았지만 쉬는 동안 제일 많이 한 건 페이스북이 아닐까.

평소에는 약간 죄책감(?) 같은 게 있어서 짬짬이 들어가 보는 정도였다. 이미 많은 사람은 언팔로우(친구를 끊지 않은 채 게시물을 받아 보지 않는 것) 한 상태였고 요즘 알아서 페이스북이 게시물을 솎아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피드를 다 보는 것은 사실 쉽지 않았는데 최근 요 몇 달간은 거의 피드를 다 보고 산 것 같다. (페북에 글 자주 쓰고, 라이크 엄청 누르고, 댓글 달고 다닌 게 제가 회사에서 딴짓하게 아니라 진짜 그냥 하루 종일 놀아서 그런 거였습니다. 아, 그리고 인스타그램이랑 트위터도 추가요!)


평소에 늘 하고 싶던 것들, 독서와 글쓰기

4년 전, 어떤 분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분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만약에 돈도 많이 벌었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그때 내가 했던 대답이 "읽고 싶은 책 읽고, 평소 생각이나 영감 같은 것들을 쓰는 것"이었다. 이는 어쩌면 그냥 먹고 자는 본능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덕분에 자연스럽게 책도 많이 읽고 글도 자주 썼다. 짝꿍이 읽고 싶다고 하여 리디북스에 사둔 책도 내가 먼저 다 읽어 버리는 그런 상황?ㅎㅎ (최근 브런치 글 시도 때도 없이 올라온다 싶으셨다면 제가 이를 주된 일로 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어 공부 (JLPT N3 준비)

올해 초에 HSK 3급을 목표로 세웠는데 상반기에 합격한 바람에 JLPT N3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추가했다. 짬짬이 공부해서 붙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자유시간이 많이 생겨서 여유 있게 공부하고 있다. 시험 보기 전에 문제집을 다 풀고 시험 보는 경우가 없었는데 이번엔 잘하면 문제집 다 풀고 시험 볼 수 있을 것 같다!

문제집 푸는 것뿐만 아니라 슬램덩크를 일본어판으로 읽는다든지, 일본 라디오 방송을 듣는 식으로 일본어를 자주 접하고 익히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


데이터 혹은 프로그래밍 공부

요즘은 '모두를 위한 머신러닝' 강의를 듣고 있다. 사내에서 공유해준 자료였는데 내가 볼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듣고 있다. 정말 '모두를 위한'이란 말이 틀리지 않게 쉽게 설명해주셔서 PyCharm에 직접 코드도 적어가며 따라가고 있다. (참고로 위의 링크에서 학습하지 않고 대신 인프런(Inflearn)이란 플랫폼을 사용해 강의를 듣고 있다. 이유는 진도 체크가 쉽고, 시스템 안에 다른 학습 동료들이 있음을 지각할 수 있기때문!)


그리고 은정님이 공역하신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데이터 과학' 책도 보고 있다. 아직 책을 다 보진 않았는데 이 책이 좋은 책이란 건 알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설정도 재미있고 '네가 데이터 과학이란 걸 하고 싶다면 알아야 할 게 이렇게나 많단다.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해'라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해준다.


그리고...

한동안 끊고 지냈던 팟캐스트를 몇 개 들었다. 신기하게 에버노트 팟캐스트가 멈춘 이후로 팟캐스트를 잘 안 듣게 됐다. 최근에는 이전에 듣던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나 '나는 프로그래머다' 등 밀린 방송을 들었다. 이외에는 이따금씩 사람들(전직장 동료, 전전 직장 동료, 은사님, 친구들 등등)도 만나고, 유로 2016 경기도 실컷 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놀이터에서 그네도 탔음! :)


했으면 좋았을 것들!

이제야 생각난 것인데 링크드인(LinkedIn) 프로필을 업데이트를 했으면 좋았을 거 같다. 원래 이직 타이밍에 한 번씩 정리해줘야 하는 거잖아요?+ㅁ+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건 데이터(통계 쪽)이나 프로그래밍 공부를 더 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컴퓨터 학원 다니면서 2달 풀타임으로 매일 프로그래밍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져있지 않았을까! 사실 학원이 아니더라도 1일 1커밋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의지의 차이! 반성합니다.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알차게 공부하고 일 시작하고 나서도 계속할 수 있게 습관을 만들어 두어야겠다 :)



* 표지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