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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Jun 27. 2016

친구한테 하는 조언을 나한테 하기

다른 사람에게 당연한 소리를 하면서 정작 나는 그렇게 하고 있는가

가끔 친구들 혹은 가까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남에게 훈수 두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누군가 물어보기 전까지는 이래라저래라 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설사 물어서 대답해야 하는 경우라도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 경험에 바탕한 것이므로 절대적으로 맞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야기하는 성격이기는 하나 어쨌든 경우에 따라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거나 용기를 북돋아 줄 때가 있다.


커리어적 고민을 두고 갈등하고 있는 친구에게 두려워 말고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한다든지, 배움에 늦은 때는 없다며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걸 해보라든지, 이런 입 편한 소릴 하곤 한다.


그런데 문득 남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나는 어떤지 돌아보게 됐다. 다른 사람에게 맞는 말이라고 당연한 소리를 하면서 정작 나는 그렇게 하고 있는가?


오늘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우울해하는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토닥여주다가 나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람이 항상 에너지 넘치고 밝기만 할 수 없을기에 때론 우울하고 가라앉는 기분일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친구에게 조언하고 위로하듯 나 스스로에게 그렇게 해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 혜민스님이 화가 났을 때 화와 나를 따로 떼어 보고 화를 지켜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셨던 거 같은데 (마음 밖에 나와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라고)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우울한 나를 따로 떼어 보고 우울한 나에게 내가 위로를 건네는 :)


물론 세상살이를 살아내는 게 그렇게 다 마음같이 되지 않지만, 적어도 이런 마음을 가져보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자아성찰과 사기진작에 도움이 될 거 같다.


일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직장 동료 한 분이 전화 중국어를 할까 말까 망설이시기에 무얼 망설이시냐며 바로 시작하시라고 하고선 정작 외국어에 손 놓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냉큼 전화 일본어를 시작했던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내라고 하면서 목소리 높이면서 정작 내가 용기내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볼 일이다.



* 표지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 참고: 혜민스님이 말하는 화를 다스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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