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당연한 소리를 하면서 정작 나는 그렇게 하고 있는가
가끔 친구들 혹은 가까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남에게 훈수 두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누군가 물어보기 전까지는 이래라저래라 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설사 물어서 대답해야 하는 경우라도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 경험에 바탕한 것이므로 절대적으로 맞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야기하는 성격이기는 하나 어쨌든 경우에 따라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거나 용기를 북돋아 줄 때가 있다.
커리어적 고민을 두고 갈등하고 있는 친구에게 두려워 말고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한다든지, 배움에 늦은 때는 없다며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걸 해보라든지, 이런 입 편한 소릴 하곤 한다.
그런데 문득 남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나는 어떤지 돌아보게 됐다. 다른 사람에게 맞는 말이라고 당연한 소리를 하면서 정작 나는 그렇게 하고 있는가?
오늘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우울해하는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토닥여주다가 나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람이 항상 에너지 넘치고 밝기만 할 수 없을기에 때론 우울하고 가라앉는 기분일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친구에게 조언하고 위로하듯 나 스스로에게 그렇게 해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 혜민스님이 화가 났을 때 화와 나를 따로 떼어 보고 화를 지켜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셨던 거 같은데 (마음 밖에 나와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라고)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우울한 나를 따로 떼어 보고 우울한 나에게 내가 위로를 건네는 :)
물론 세상살이를 살아내는 게 그렇게 다 마음같이 되지 않지만, 적어도 이런 마음을 가져보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자아성찰과 사기진작에 도움이 될 거 같다.
일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직장 동료 한 분이 전화 중국어를 할까 말까 망설이시기에 무얼 망설이시냐며 바로 시작하시라고 하고선 정작 외국어에 손 놓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냉큼 전화 일본어를 시작했던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내라고 하면서 목소리 높이면서 정작 내가 용기내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볼 일이다.
* 표지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 참고: 혜민스님이 말하는 화를 다스리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