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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구너 Dec 05. 2021

4. 엘링 홀란드

노르웨이의 현재와 미래

 호날두가 영원한 맞수 메시보다 두 살이 많습니다. 언제까지고 영원할 줄만 알았던 그들도 점차 나이를 먹고, 전성기에서 서서히 내려오고 있죠. 축구계에도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맞이했는데요. 주인공은 바로 음바페와 홀란드입니다. 공교롭게 둘의 나이 차이도 2년 터울로 유럽 무대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거든요. 어쩌면 메날두 다음 시대는 홀바페의 시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황희찬과 잘츠부르크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홀란드는 오스트리아 무대를 무자비하게 폭격했습니다. 입단 직후 예열을 마친 그는 다음 시즌부터 최전방을 책임지며 순도 높은 결정력을 자랑했죠. 심지어 챔피언스리그에서 19세의 나이에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뛰어난 활약을 보인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골든보이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주가를 한껏 높였습니다. 유수의 클럽들이 군침을 흘렸으나 홀란드의 선택은 자신이 한층 성장할 수 있는 도르트문트였죠.


 이전까지 보여주었던 실력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무대를 옮겼음에도 홀란드의 활약은 이어졌거든요. 교체로 들어간 데뷔전부터 해트트릭을 달성하더니 다음 경기에서도 2골을 넣으며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18경기에 출전해 13골을 기록하며 산초와 함께 도르트문트의 주요 득점 자원으로 자리매김했죠.


 2020-21시즌 역시 득점포는 이어졌습니다. 레반도프스키가 나이를 무색할 정도의 압도적인 활약으로 득점 부문 선두에 올랐으나 프랑크푸르트 소속의 안드레 실바와 치열한 경합 끝에 3위에 올랐고요.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10골을 넣으면서 단독 선두를 질주했습니다. 뒤를 음바페가 치열하게 추격했으나 부상으로 인해 8골에 그치며 리그에서 놓친 득점왕을 거머쥐었죠.


 아버지 역시 축구선수였던 홀란드는 브뤼네 아카데미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축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던가요. 2군에서 1군, 프로까지 순탄하게 승격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습니다. 당시 그를 지도했던 브뤼네의 베른센 코치는 경기장에서 유독 움직임이 눈에 띄었고, 공을 다루는 기술도 뛰어났다고 회상했죠. 어린 시절부터 이미 정신적인 부분까지 무장되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성인이 되며 육체적인 조건까지 뒷받침되자 무시무시한 공격수로 성장하며 잘츠부르크에 입단합니다. 당시 트레이너였던 스타니슬라브 마첵도 인상 깊었던 사건을 공개했는데요. 홀란드의 여자친구가 그를 보기 위해 노르웨이에서 오스트리아까지 찾아왔는데 홀란드는 축구에 집중해야 한다며 다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적당히 타협해서 데이트를 즐겼을 수도 있었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얼마나 철저하게 지키는지 알 수 있는 일화죠. 대신 경기에서 해트트릭했던 공을 침대맡에 두어 여자친구를 대체한다고 했습니다.


 이대로 끝나면 독종이라고 할 수 없겠죠? 매일 윗몸 일으키키 1,000개와 푸시업 300개로 체력 훈련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도 줄여가며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야를 보완했고요. 이미 훈련이 습관처럼 몸에 스며들었던 셈이죠. 마첵 감독도 10대의 선수가 그렇게 꾸준히 훈련하는 모습은 전에 본 적이 없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홀란드를 옆에서 바라본 동료들의 평가 역시 일관적입니다. 몰데 시절 루벤 가브리엘슨은 홀란드가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과 재활을 병행하며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아왔다고 밝혔죠. 잘츠부르크에서 함께 뛰었던 막시밀리안 워버는 선수들이 이동 시간이면 보통 게임을 즐기는데 홀란드는 자거나 몸 관리를 위한 기사를 찾아서 읽는다고 했습니다.


 도르트문트에서도 매한가지였습니다. 엠레 찬은 홀란드와 평소 대화를 자주 나누는데 주제는 보통 어떻게 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었죠. 나이에 비해 매우 성숙한 홀란드가 지금처럼만 하면 앞으로 더욱 대단한 선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고요. 골키퍼 뷔르키도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홀란드에게 휴일에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냐고 물어봤는데 답변이 참 인상적이었거든요. 주말에도 훈련에 매진하는데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보다 알찬 일은 없기 때문이었죠.


 자신의 우상이 호날두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호날두에 대해 깊은 존경을 표하며 따라 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홀란드의 아버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식단이 호날두와 같아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힌 적도 있었죠. 술과 클럽은 철저하게 멀리하고, 염분 섭취량도 최소화하며 단백질과 탄수화물 보충에 주력했고요. 30대 중반에도 신체적으로 완벽한 호날두를 보며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전면 수정한 식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르트문트와의 계약 기간은 2024년까지인데 2022년부터 일정 금액 이상의 이적료만 제시하면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공격수 기근 현상까지 더해져 홀란드는 빅클럽들이 노리는 후보 1순위죠. 어린 나이에 뛰어난 신체 조건, 스피드와 연계 및 양발잡이에 스타성까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위축된 시장에 홀란드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도 이적시장에서의 주요 볼거리겠네요.


 어린 나이에 온갖 주목을 받으면 자칫 흔들리기 마련인데요. 그럴수록 홀란드는 더욱 기본에 충실하면서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로 거듭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현재의 위치까지 가능했다면서 말이죠. 왕좌에 앉았던 사람들은 결코 재능만 믿고 훈련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충분하고도 꾸준한 자기관리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한다면 홀란드가 꿈이라고 밝힌 발롱도르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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