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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바람 Mar 12. 2024

권태기

아무래도 권태기가 왔다.

 아무래도 권태기가 왔다. 수영이 재미가 없다. 프리다이빙은 아직 모르겠다. 다른 것들을 하려 하면, "넌 두 가지 토끼를 잡지 못할 거야"라는 말을 듣고 만다.

"아뇨, 전 할 수 있는데요"라며 버티다가도 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넌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을 듣는다. 그럴 때면 난 더 무너져버린다.

'난 해내지 못하는 사람인 건가.'

그래도 포기는 하기 싫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나아갈 거다. 하지만 당장 수영은 싫어졌다. 그렇게 할 거면 그만두라는 소리든, 취미로 할 거면 그만두라는 둥, 내가 하는 다른 것을 깎아내리는 둥. 내가 해온 것들을, 또 내가 하는 것들을 쉽게 와해시켜버리는 사람들의 말이 듣기 싫다.

물론, 내가 걱정이 돼서 하는 얘기라지만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스키장에서 안전요원(패트롤) 일을 했던 분께 연락이 왔다. 일을 하다가 알게됐는데데 알고 보니 같은 학교의 다른 과 선배였었지. 냅다 안부인사는 제쳐두고 '수구사 따라 수구사(수상구조사)'라는 카톡이 왔다.


- 아니 갑자기요? 지금 프리다이빙 강사도 준비 중이에요.

선배 - 교육 지난번에 수구사 받은 거 아냐?

선배 - 그거 물올랐을 때 바로 봐야 붙어 나중에 다시 하려면 힘듦

나 - 그니까요 물 올려야 되는데요

선배 - 내가 그러다 4년 만에 땀. 5년인가


한창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다른 자격증 정보와 국가기관 실습까지 해보라고 잔뜩 추천해주고 갔다. 해군 특수부대 출신이었음에도, 수영이 느려 오랜 기간 준비했다고 한다. 대단한 건 4년 5년이 걸렸어도 결국에 해냈다는 것. 그게 중요한 거다.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 참 존경할만한 사람이다.  그리고 당연히 넌 할 수 있으니 도전해 봐라.라고 말해주는 든든함까지.


 이런 점에 스트레스받는다고 딱 몇 마디 늘어놨는데, 돌아오는 한마디. "알빠노 시전해"

그러네? 그럼 되는 거다. 물론 내 고집으로 남에게 피해 주면서 까지 막무가내로 몰아붙이는 건 잘못된 일이지. 하지만 내가 하는 것들이다 결국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고 내 선택이고 내 계획이다.

Whatever!


그래 난 다 해내왔고,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권태기가 왔어도 이겨내고 끝을 보는 사람이다. 잠깐 쉬어가는 건 있어도 절대 멈추는 건 없다. 난 반드시 잘하게 될 거다. 반드시 합격할 거고. 어떤 사람이든 돼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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