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리다
프롤로그-달콤 쌉싸름한 교직 이야기
9개 학교를 거치고 남들보다 조금 일찍 퇴직했습니다. 젊어서는 아등바등 사느라 지난 일을 되짚어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돌아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네요. 낡은 거울 속에 20대부터 50대까지의 제가 있습니다. 치기 어린 젊은 교사의 모습도 보이고, 엄격한 꼰대, 수더분한 동네 아줌마 같은 선생도 보입니다. 후회 없는 삶이 있겠습니까마는 순간순간 잘 못한 일들이 떠오를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말은 제 경우엔 비겁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단지 공부를 열심히 안 한다고, 복장이 단정치 않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닦달하고 혼낸 적도 많습니다. 때론 어른다운 너그러움과 성숙함을 보이지 못해 서로가 힘들기도 했지요.
아이들이 스스로 행동하고 바르게 생각할 때까지 기다려 주지 못한 제 인내심은 탓하지 않았습니다. 그릇된 신념임을 깨닫지 못해 그게 최선이라 생각했고 옳다고 믿었습니다. 많이 부족하고 생각이 짧았던 지난날. 부끄럽지만 그래도 써보고 싶었습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그냥 떠내려 보내기엔 제게는 소중한 이야기라서요.
제 또래의 동료 교사들이 말합니다. “옛날엔 아이들이 참 정이 많았는데 갈수록 야박하고 4가지가 없어.”
그럴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시대가 달라지고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양육환경이 달라졌으니까요. 굳이 매스컴을 통하지 않고서도 학생들의 폭행이나 폭언으로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교직을 떠나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그럴 때면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비교적 평범하고 무난하게 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모든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지금 이 글을 쓸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교직 생활 중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이 끼워보았습니다. 지금도 배시시 웃음이 새어 나오는 이야기부터 마음이 흔들리는 사연까지 각각의 무늬대로 무겁지 않게 엮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마음까지 가볍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더 이상 아프거나 슬프게 반추하고 싶지 않아서인가 봅니다.
고마운 마음, 그리운 마음을 담았습니다.
내 인생의 절반을 함께 해 온 수많은 아이들과 동료 선생님을 추억하며 달콤쌉싸름한 교직이야기
이제 첫 페이지를 넘기겠습니다.
*** 달콤쌉싸름한 교직이야기는 매주 금요일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