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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곰이 Apr 03. 2020

투자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이전 글에서 저는 돈을 벌어주는 기계를 꾸준히 모아가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기계는 바로 금융자산이라는 것도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금융자산, 혹은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그리고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구성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전략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이번 글을 통해 저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또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 정량적인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주식 투자를 위해 A라는 회사를 평가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회사에 어떤 면을 보고 회사가 투자할 만 한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이 회사의 재무건전성, 회사가 속한 업황, CEO의 성향, 이 회사의 미래비전 등, 정성적이거나 주관적인 판단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많은 투자 구루들이 좋은 회사란 어떤 회사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자분들은 열심히 기업분석을 하며 저평가된 우량한 회사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이렇게 정성적인 기업 평가방법을 사용하여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접근방식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1. 일관된 판단이 어렵습니다.

 회사의 미래비전을 판단할 때,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오늘 아침과 오늘 저녁, A 회사는 거의 변한 게 없는데 내가 아침에 판단한 A 회사의 미래비전과 저녁에 판단한 결과도 같을까요. 아마 다를 것입니다. 심지어 나의 컨디션에 따라서도 평가가 변하겠지요.


2. 전략에 대한 검증이 어렵습니다.

 나의 판단이 시시각각 변한다면 (A 회사와 무관하게) 무엇이 문제가 될까요. 바로 나의 전략을 검증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저는 전략의 검증을 시뮬레이션이라고 표현하고자 합니다. 즉, 내가 어떤 주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투자 전략을 만들었다면 과거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 전략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내가 세운 전략이 얼마나 좋은 전략인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안정적인 회사를 보유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해보겠습니다. 안정적인 회사가 좋은 회사인 것은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어떤 회사가 안정적인 회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의견은 모두 다 다르므로 이 전략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만약에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회사만 사겠다 라는 정량적인 기준으로 전략을 세웠다면 비로소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집니다.)


 3. 사람은 체계적으로 틀린 결정을 내린다.

 또 중요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은 투자에 있어 체계적으로 틀린 결정을 내리기 매우 쉽다는 점입니다. 조금 다른 말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실험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펀드매니저와 원숭이의 투자 대결에서 원숭이가 승리했다."


저는 위에서 원숭이를 주사위로 바꿔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즉 무작정 종목을 찍어서 보유하는 것이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하는 것보다 낫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훌륭한 펀드 매니저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또는 이런 말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전체 투자자의 95%는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 참여자의 95%는 돈을 잃고 있습니다.


 조금 이상합니다. 이것은 마치 이런 상황과 비슷합니다. 어떤 학생이 시험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는 것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이 학생은 5개의 선택지에서 랜덤 하게 아무 번호를 골랐습니다. 그렇다면 이 학생의 성적은 대강 100점 만점에 20점 정도를 맞게 되는 것이 이치에 맞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원숭이가 종목을 고른 것과 다르지 않아야 하겠지요.

 그런데 원숭이보다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그것은 바로 공부를 잘못된 방향으로 해서 체계적으로 (확실하게) 답을 피해 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바로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즉 인간은 '과잉 확신 편향', '기준점 편향', '손실 회피 편향', '확증 편향', '최신 편향' 등 다양한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특성은 자연에서 살아남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테지만 투자를 하는 데 있어서는 부정적인 특성이 됩니다. 따라서 주관적인 판단으로 투자에 임하면 손실을 입기가 쉽습니다.


 4. 불로소득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정성적인 투자의 문제점으로 불로소득이 아니라는 점을 들 수가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온갖 장애물을 넘어 투자의 대가가 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투입되었습니까. (어쩌면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투자 대상을 고를 때,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까. (정성적인 평가를 내리기 위해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투자를 하는 이유는 나의 노동력 대신 생산수단이 돈을 벌어다 주는 경제적 자유 상태를 획득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까. 만약 투자를 하는데 투입하는 시간이 내가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보다는 적더라고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불로소득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은 각자의 전공분야 (또는 각자의 커리어)에 쏟는 것이 시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길입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는 정량적인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30프로 증가한 기업

 -한 달 전의 주가가 1년 전에 주가보다 오른 기업

 -가격의 변동성이 표준편차 얼마 이하인 기업


 위와 같은 정량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한다면 전략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전략을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세운 전략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기대수익률, 변동성, 최대 낙폭, 최적의 현금 보유 비중 혹은 레버리지 비율 등) 또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선택을 매번 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습니다.


 앞으로 저는 정량적인 투자 전략으로 아래와 같은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1. 자산배분 투자

 2. 레버리지 활용 투자

 3. 스마트 베타

 4. 듀얼 모멘텀

 5. 퀀트 투자

 

그리고 다음 글에서 위의 5가지 전략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기에 앞서 전략의 장단점과 유효성을 판단할 수 있는 "과최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과거의 데이터가 미래에도 동작한다는 근거가 어디 있냐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백번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과최적화에 대한 이야기가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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