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와 다른 결론.... 어쩌면 그게 맞을 수도 있어...
어렸을 적, 초등학교 때 엄마아빠는 어른이었다. 나와 동생들이 살아가는데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셨고, 힘들 때 비빌 언덕이 되어주셨다.
어느 날 남동생이 동네에서 놀다가 다른 아이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그 아이의 엄마가 왔었던 듯했고, 저 녀석에게 무슨 일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정도 들었다. 그 아줌마가 왔을 때는 4시경으로 엄마가 퇴근하고 오기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는 나와 내 동생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 기억나는 것은... 아까 그 아줌마가 왔을 때 덤덤해 보였던 녀석이 엄마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는 것. 어린 마음에 큰누나라고 있지만 의지는 안 됐고 감정을 누르고 있다가 드디어 엄마가 오자 풀리는 긴장감과 안도로 울음이 터졌던 것 같다.
엄마는 차분하게 다독여 주셨고 그 일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해결은 됐나 보다. 막내 녀석이 크게 사고 치는 성격도 아니고 꼼꼼하고 얌전한 스타일이라 그리 큰 일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은 된다.
어렸을 적 나의 부모님은 그랬다. 어른이고, 큰 사람이고 나를 지켜줄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으나 정서적인 것만큼은 부족하지 않았다. 부모님을 믿고 의지고 불안하지 않았고 편안했다.
현재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가치관을 가지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으나 다양한 선택의 순간이 수시로 닥쳐온다. 그럴 때마다 정답이 무엇인지 바로바로 답이 나오지 않을 때가 여전히 많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일지 고민하는 시간도 많다. 어렸을 적 나의 부모님 또한 그러셨으리라 생각이 된다. 지금의 내 나이는 그 당시의 나의 부모님보다 더 나이 먹었다. 그런 만큼 나도 어른이 되었고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왔는데 과연 나는 지금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 아이들도 현재의 내가 엄마로서 든든할지... 아니면 불만이 많을지... 생각해 보면 부끄러워진다.
상황이 내 맘 같지 않고 불만스러워서 화내고 성질도 부리고, 잔소리도 심하고, 말도 안 하기도 하고.. 그러는 내 모습을 보면 아직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도 내가 안쓰러워지는데 복잡한 생각이 밀려든다.
부모의 역할을 생각해 보고, 엄마로서의 역할, 나 자신으로서의 역할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요즘은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무조건 열심히 보다는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열심히만 하고서,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따질 수 없는 노릇이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해왔을 뿐이고 사랑해서 그렇게 살아왔는데 상대가 원하지 않았던 거라고 하면 많이 허망하기도 할 텐데... 서로의 입장도 다르고 삶이라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고 재밌고 다양하다.
잘하고 있는 걸까... 어렸을 적 부모님의 모습처럼 현재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녀석들이 초등 때는 어쩌면 어른으로서의 모습이 있었겠지만... 사춘기 성인이 된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나는 미성숙한 어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 막냉이에게 조차 미성숙한 어른으로 느껴지는 때가 있어 부끄럽고 슬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다. 나도 감정 있고 너희들과 불편한 상황에서는 말하기도 싫고 전화번호 차단도 걸어놓는 유치한 어른이지만...
그래도 중요한 순간에는 어른이 되어줄게. 그때는 어른의 모습이 되어야만 너희와 우리의 행복을 지킬 수 있을 테니... 잠깐 엄마가 유치하고 미성숙해 보여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아... 결론은 이게 아니었는데..... 좀 더 성숙한 훌륭한 어른이 되려고 끄적인 글인데, 어쩔 수 없다.
나도 나대로 행복하게 살아야 하니... 원초적인 감정도 좀 받아주라. 2025.6.13.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