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 토끼가 산다.
천장을 운동장처럼 왔다 갔다 한다.
저것이 쥐가 아니라면,
사라진 토끼?
그럴 수 있다.
갑자기 없어진 토끼라는 놈
대체 믿을 수 없었다.
녀석은 아궁이 속을 깊이 파고 놀았으니
구들장으로 굴뚝으로 어두운 미로를 통해
천장으로 가게 됐을지도.
어쩌면 뒷산에서 굴을 파다가 칡넝쿨에 말려서 그만
허겁지겁 오른 곳이 천장일지도 모른다.
녀석이 토끼라면
밤마다 내 자판기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을 테고
치통으로 끙끙거리는 신음 소리를 들었을 테고
아침이면 문 여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
밤이고 낮이고 어두운 천장 속에서
무슨 상상을 하고 있을까
작은 구멍을 뚫어 놓고
함께 달을 보다가
일기장을 훔쳐보다가
내 잠버릇에 끌끌 혀를 차고 있을지 모른다.
설마 잠든 사이
내 흔한 눈물로 제 코를 씻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내 말은, 그러니까
천장에 저것이 쥐가 아니라면 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