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
달콤한 요구르트보다 단백질 함유가 높은 음료를 집어 든다는 것
나이가 들어가면
노란 빨간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것
나이가 들어가면
크고 있는 아이에게 내 아지트를 소개해 주고 싶은 것
나이가 들어가면
내 옆에 항상 그가 잘 있는지 확인하는 것
아침이 빨라진다
특히 주말 아침의 시작이 너무 이르다
비슷한 시간 눈을 뜨면 안부 확인 후의 눈 짓은 <공원 갈래?> 묻는 거다.
무겁지만 세상 가벼운 사람처럼 콧노래 부르며 감지 않은 머리는 모자 속에 숨겨 놓고 걸어가도 되는 거리의 공원이지만 그 거리는 우리는 걷지 않는다. 그 아침의 차에서 흘러나오는 나만의 플레이 리스트는 거창한 여행지로 떠나는 듯 늘 신나는 드라이브 코스다.
오늘따라 초록 바닥 노란 민들레가 눈에 들어온다. 내 주변 민들레 내 앞으로 모여 놓은 것처럼 그 초록 밭을 지나칠 수가 없어 <사진 한 장 남겨 주십시오.> 애교를 부린다.
이번 주 역시 우리 주말 아침은 이변 없는 공원의 아침이었으나 오늘은 수빈이가 일찍 일어나는 변수가 생겼다. 그녀와 함께 해야 할 시간도 늘어난 하루다.
이런 특별하지 않은 하루를 잘 보내고 난 늘 잠자리 들기 전에 내 하루를 참 근사하게 포장한다. 그 하루 돌아다니다 굴러 떨어져 있는 동그란 민들레 씨앗을 들고 저 파란 하늘 향해 사진 한 장 찍고 바람결에 민들레 홀씨들을 날려 보내면서 행복해하는 소소한 일상이지만 오늘 하루도 잘 늙어 가고 있다고 칭찬하며 잠이 든다.
나이가 들어가면
나에게 관대해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