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믿고 잡솨봐!!

by 쵯수진

나의 경험을 나누는 일이 나는 너무 좋다.


특히 내가 맛과 그 분위기를 충분히 즐겼던 곳을 나누는 것에 행복하다.


코로나로 고생하다 4월 만남이 미뤄지면서 결국 환한 벚꽃은 지고 초록잎으로 변한 가로수길 따라 회색 하늘이 아쉽지만 버스보다는 걷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녀들을 만나러 가는 봄이 살랑댄다.


오늘은 율전동의 세련됨과 트렌디함을 나눠주리다!!


이른 시간이지만 다행히 나의 오랜 단골 1953은 우리를 반겼다.

작년에 친해졌던 노랑이의 안부가 궁금했는데 대신 엄마와 아기처럼 다정히 누워있는 두 녀 석덕에 평화로운 일구 오삼이다. 나의 냄새가 느껴졌는지 뒷곁에서 어슬렁거리며 얼굴 보여주러 나온 노랑이와도 인사하고 나니 주문한 백향과 에이드를 가져다주신다.


주문하지도 않은 케이크를 세팅해 주시면서 <오랜만에 와주셨네요. 케이크는 서비스입니다> 하시며 웃어 주시는 사장님!

나만의 아지트로 삼고 단골이라 느끼는 곳이라 하여도 워낙 장사가 잘 되는 곳이다 보니 알아봐 주시는 인사 한 마디가 난 참 기분 좋다.


든든하게 배를 채울 차례다. 성균관대를 끼고 있는 율전동이라 워낙 먹거리가 다양하긴 하지만 오늘은 영신이와 지혜를 분위기 좋은 곳에서 와인 한 잔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블랙스미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새 빨갛다. 레드카펫을 준비해 놓은 거 마냥 설렘으로 올라가자마자 그녀들이 감탄한다. 여유 있는 테이블 덕에 가장 넓은 자리에 앉아 내가 맛본 맛있는 음식들을 추천해 가며 꼭 와인 한 잔 하자했다.

오늘따라 서빙되는 음식들이 더 맛있다. 며칠 전 내부 수리를 위해 하루 쉬시더니만 셰프님 그 새 음식 솜씨가 더 좋아지셨다.

아쉽게도 딱 와인 한 잔 맛있게 마실 시간만 허락되어 일찍 헤어지지만 야무지게 챙긴 적립 카드와 다음 달 모임을 안내할 두근거림으로 걸어 집으로 향하는 길 한산한 곳 들어서자마자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크게 틀고 따라 부르다 보니 겹벚꽃 반겨주는 우리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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