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5 여름날 트윈룩
사촌동생은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자주 왕래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촌동생은 언제나 밝고 명랑한 성격이었고,
나는 평소 말은 적었지만, 음악만 나오면 춤추는 아이였다.
외할머니는 옷과 사진을 유난히 좋아하셨다.
그래서 우리 둘에게 색깔만 다른 같은 옷을 입히시거나
가끔은 옷을 바꿔 입히고는 꼭 사진으로 남기셨다.
1995년 무더웠던 그 여름날도,
삼촌 집 금성 TV 앞에서 그렇게 한 장의 사진이 남겨졌다.
그리고 그 사진은 2021년, 내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요즘 나보다 어린 친구들은 'LG'로 알고 있을
그 브랜드가 바로 금성이었다.
이제는 집에 85인치 대형 TV가 있지만,
그땐 작은 TV 화면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봤던 기억이 선명하다.
나이가 들수록 TV는 점점 혁신적으로 커지고 진화했다.
처음 해리포터 시리즈를 본 화면과
마지막 시리즈를 본 화면 크기는 완전히 달랐다.
화질은 더 선명해지고, 화면은 더 커졌고,
이젠 VR을 쓰면 바로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앞으로 또 어떤 매체들이 등장할지 모르겠지만,
이따금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그 아날로그 감성이 새삼 소중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