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식이와 애순이가 걸었던 청춘의 풍경
부모님의 고등학교 시절 사진을 보며 어버이날을 기념해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난다.
아빠는 영락없이 개구쟁이처럼 보였고, 엄마는 수줍은 소녀 같았다.
그래서 어린 시절 엄마 닮았다면 좋아했고, 아빠 닮았다고 하면 뾰로통해져 있었다.
하지만 반전도 있었다. 수줍어 보이던 엄마는 초등학교 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했고, 예쁜 외모 덕분에 남학생들의 관심 때문에 도망치다가 엎어진 적도 있다고 했다.
아빠는 중학교 때 상위권이었지만 고등학교 때는 놀기 좋아해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슬쩍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가고 계신다.
부모님과 함께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그들의 옛 시절로 돌아간다.
그들의 학창 시절과 우리 때는 분명 다르지만, 그림을 그리며 나는 진지하게 상상했다.
그리고 나의 자녀들이 언젠가 내 학창 시절을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해졌다.
이 그림을 다시 꺼내 보니 최근 본 드라마 '폭싹 속았어요'의 관식과 애순이 교복 차림이 떠오른다
웃고 울며 본 드라마처럼, 부모님도 청춘의 순간을 지나 20대 후반쯤 만나 38년을 함께해 오셨다.
그 곁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셨는데, 애석하게도 아직 미혼이라 부모님 마음 한구석에
걱정이 남아 계시리라 짐작된다.
요즘 나는 새로운 일들을 찾아 나서고 AI라는 신문물과 놀고 있으니,
아마 부모님은 속으로 답답하실 테다.
나는 누가 봐도 호기심 많고 새로운 걸 좋아하는 아빠를 닮았다.
부모님의 삶을 돌아보면 마음이 애잔해진다.
너무 많은 희생을 하신 것은 아닐까, 혹시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로는 표현이 서툴지만 글로나마 남겨본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그 사랑 덕분에 많이 배우고 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