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끄럼틀을 타던 순간들
요즘엔 집에서도 미끄럼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어릴 땐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90년대 초반의 놀이터는
우리만의 작은 놀이공원이자, 소통의 장이었다.
모래 위를 뛰고, 시소와 그네, 철봉을 오르며
친구들과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순수하게 놀았다.
특히 기억나는 건
철로 만들어진 미끄럼틀이다.
작은 키로 올라서면
체감상 아찔한 높이에 숨을 한번 골랐고,
슝~ 하고 내려가는 순간
머리카락과 코끝을 스쳐 가던 바람이 좋았다.
이젠 조카들과 함께 미끄럼틀을 탈 때면,
그 시절의 나도 지금처럼 신났을지 궁금해진다.
한적해진 오늘의 놀이터가
괜히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