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여름, 사촌동생과 찍은 사진
1995년 여름, 사촌동생과 찍은 사진
1995년 7월, 무더웠던 여름날.
큼직한 가방을 꼭 쥐고 중앙동역 지하철을 기다리던 순간이 기억난다.
외할머니께선 늘 사진에 진심이셨다.
지하철역 벤치에 우리를 나란히 앉히고 찰칵, 셔터를 눌러 주셨다.
한 살 터울이었던 사촌동생은 내가 입던 옷을 자주 물려 입었다.
사진 속 꽃무늬 원피스도 내가 어릴 적 입었던 옷이었다.
예쁜 옷을 좋아했던 외할머니와 엄마 덕에
90년대 반촌에 살았던 나는 유난히 예쁜 옷을 입고 찍힌 경우가 많았다.
사촌동생과는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른다.
어린 시절부터 씩씩했던 사촌동생은 말수가 없던 어린 시절의
나보다 내 남동생과 더 친했었지만,
우리가 조금씩 자라고 대화가 통하기 시작한 뒤로는
나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고등학교 땐 같은 동아리까지 하며 친척이자 친구로 끈끈하게 지냈는데,
졸업 후 바쁜 시간을 핑계 삼아 점점 소홀해지고 말았다.
이젠 큰삼촌을 통해서만 간간이 소식을 듣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 묵묵히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동생에게
이 글로나마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