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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재 Aug 14. 2021

쥐가 날때 떠오르는 얼굴

그리운 얼굴, 보고 싶은 얼굴......


며칠째 새벽에 다리에 쥐가 나서 일어나려면 푸느라고 힘들다. 막대기처럼 딱딱해지고, 돌처럼 차갑고.

이번 주는 보수교육과 상담과 슈퍼비전으로 마음도 시간도 여유가 없었다. 헬스도 못 가고 온몸이 개운하지 않았다.

날씨가 더웠다가 소나기에 천둥까지 쳤다가... 에어컨에 선풍기에 체온이 감당을 못해 코가 '쎄' 목도 '칼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제는 서늘해지면서 온도차가 심해 몸 회복이 더딘다.

센터에서 노쇼가 있었고, 9시 출발, 상담을 하고 4시가 되어 끝나니, 그냥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피곤하였지만 자꾸 쥐가 나는 것이 운동하지 않은 탓인듯해서 조금이라도 하고 오자. 그래서 오전 9시~저녁 6시에 집에 오니 '으음' 신음소리가 절로 난다. 지난 3일 동안 하루 두 탕 씩 뛴것이 무리인가 보다. 예전엔 끄떡 없었다.


선풍기 바람을 쐬면, 체온이 낮아지면서 다리에 쥐가 오는 경우가 잦아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엄마는 80대에 쥐가 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난 60대에 쥐가 나는 것이 심상찮다. 쥐가 날 때마다 자꾸 엄마 얼굴이 떠오른다. 내가 지금 '쥐가 난 다리'를 풀면서 엄마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되뇐다.


내게 쥐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는 생각도 못 했던 것이, 내 신체에 나타나니 이제야 엄마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를 지금에야 깨닫는 것이다. 나처럼 '소리 내지 못하고' 푸셨겠지. 우리 집에 가끔 오셔서 며칠 동안 주무실 때 쥐가 나서 힘들어하는 것을 도와드린다고 했는데 잘 못 풀어드린 것이 기억나는 것이다. 나는 어찌 그리 둔하고 아는 것이 없었는지. 지금도 여전하지만.


이제 60대인데 쥐 나는 것에서는 벗어나야지. 요즘은 거의 매일 새벽에 나타난다. 막대같이 뻣뻣하고 굳어지면서.

남편이 허리 수술하기 전, 수술하고 나서도 한동안 쥐 나는 것으로 힘들어하여 같이 다리를 풀었기에, 고통을 보았기에  나도 내게 계속 되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


겪어 봐야만 안다는 것이. 겪어 봐야만 느끼는 것이 아둔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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