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의 반란, 나도 인격체예요

by 김정재


예전에는 미운 7살, 요즘 미운 다섯 살이라고 한다. 5세까지는 그나마 엄마, 아빠의 통제가 되는지 최근 6세의 상담 신청이 늘었다. 자아 정체성이 발달되어선지 엄마가 아들과 아빠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해 상담을 신청한다. 아들의 분노를 어떻게 대처했으면 좋은가! 분노 조절 방법을 원한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에서 만 3세~만 6세는 주도성과 죄책감이 주요 발달과업 시기다. 부모가 아이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질문을 격려하면 주도성이 발달된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의 호기심과 질문들을 무시하면 죄책감과 무력감이 형성된다. 6세 아이들은 하고 있는 일을 봐달라 하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귀찮고 힘든 부분이 많다.


부모들은 자녀가 끊임없이 질문하면 어느 정도까지 대답해줄까? 열심히 해주지만 아이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한다. 결국 굉장히 부담감을 느끼다가 질문에 귀찮은 표정이 된다. 그 표정을 읽은 아이는 열심히 대답해주던 아빠는 잊고 그 표정만 기억한다. 억울한 아빠다. 엄마는 아들과 남편의 툭탁거림과 찡찡거리는 아들의 소리에 답답하다. 주눅 들고 위축된 아들을 보는 엄마들은 어른답지 못한 남편의 행동을 보며 속상하고 속이 터진다.


요즘 아빠들이 자랄 때의 아버지는 요즘 아빠와 같으면서 다르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은 같을지도 모르지만 표현법에서 차이가 있다. 예전의 아버지들은 지금보다는 거칠었고 윽박지르거나 때리거나 소리 지르는 방법으로 아이를 제어했다. ‘사나이는 울지 말아야 한다’고 우는 아들에게 소리 지른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요즘 아빠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지금의 자기 아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똑같이 행동한다.

6세 아들을 둔 요즘 아빠의 감정은 억울함, 질투, 미안함 등 다양하다. 아빠의 아버지처럼 윽박지르는 행동에 아내는 놀라고 부자간의 관계는 아들이 놀이치료를 다녀야 되는 상황까지 발전된다. 동생에 비하며 크게 느껴지는 아들을 큰 학생 다루듯이 하니 아이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아빠에게 가려하지 않는다. 체벌까지 가해지면 엄마 마음은 오그라든다.


아이가 왜 우는가를 밝혀보니 아빠가 무섭기도 하지만, 비염이라 답답해서 울면 아빠가 톡톡 친 것이다. 비염은 누가 물려준 것일까. 우는 아이에게 화가 날 때 아빠가 분노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부자간에 물 한 잔을 같이 마시기는 것을 제안했다. 또 아빠가 조금씩 노력하며 아이의 게임 주인공 캐릭터 이름을 알아가고, 놀아주니 아들이 마음 문을 열었다. 아들과 놀아주던 중 무의식 중에 때려서 사과하니 ‘요기 때렸지, 괜찮아?’하며 안아준다. 제일 좋은 아빠는 친구해 주는 아빠. 질문은 피곤해도 끝까지 대답해주려고 애쓰는 아빠. 오죽했으면 슈퍼맨이라고 했겠는가.


좋은 아빠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들의 로망'이다. 요즘 아빠들도 노력한다. 관계가 좋아진 아빠들은 아들이 내가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나도 인격체로 대해줘요, 엄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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