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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재 Nov 30. 2022

SAFE TALK

부부 정(情)

갑자기 무척 추워진 날, 오늘 교육을 받기 위해 보라매공원으로 걸어가는데 그리 늙지 않은 부부가 

아내 왈 '바지가 얇겠다'  

남편이 '안 추워'  

아내가 '추웠다가 갑자기 따뜻한 곳에 들어가면 많이 가렵잖아"

내용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훈훈한 부부다. 저리 늙어가는구나... 


교육 끝나고 오면서 전철을 탔는데 파업 때문인지 오후 4:40분 정도인데 출근시간만큼 미어? 터져서 놀랐다. 마치 중고등 시절 버스 통학하는 느낌이었다.  나는 '노인 양보석'에 운이 좋아 두세 정거장 지나니 자리가 나서 앉았다. 연결 부분인 세명 앉은자리 안쪽에 팔이 닿은 철 부분은 차서 사이에 핸드폰을 끼우고 있었다. 


내리기  몇 정거 장전 내 옆자리가 비니, 어떤 아줌마가 앉고 싶어 했는데, 빈자리 바로 앞에  계속 서 있는  남자분이 계셨다. 그분이 앉았다가  '자리 앉고 싶어요? ' 하니 '네' 남자분이 '앉으세요'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망설이지 않고 얼른 앉았다.


그런데 옆자리가 비니 아까 양보한 남자에게 주는 것이 아닌 남편을 부른다. 주변이 '어!' 하는 분위기인데 그 남자가 또 양보한다. 남편이 앉는다. 아내 왈 '당신이 아프잖아.'...  아내 없는 사람은 서럽겠다.

젊었을 때 내가 그랬나. 시도는 했겠지만 어느 순간 포기했었다.  남편은 앉으라 해도 앉지 않으니까. 


내가 벌떡 일어나 '그 남자'에게 양보하고 싶었지만 '오버'다. 나는  내릴 거니까. 곧!

뒤가 궁금했지만 내가 나갈 일이 급했다.  사람이 출구에 꽉 차 있으니까.

내가 앉은자리에 앉았겠지?


부부갈등만 보다가 서로 챙기는 부부를 보니 마음이 훈훈하다. 

계속 서 왔던 그분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분은 복받을것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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