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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재 Apr 16. 2023

존윌리엄스의 <스토너>가 준 영향

내 인생을 바꾼 세 명을 떠올리다

 일, 사랑, 친구들...... 그렇게 인생이 지나간다. 

사람의 인생에 물꼬를 트는 일은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스토너’는 군청 직원의 말을 들은 아버지의 추천으로 농과대학으로 진학하면서 ‘슬론’ 교수를 만나게 된다. 그는 ‘스토너’가 관심을 갖게 된다면 ‘석•박사과정까지 밟을 수 있을 거’라며 ‘교육자’가 될 사람임을 알려준다. 대부분의 부모가 그러하듯 아들 '스토너'가 원하니, 부모는 일군을 구하고 당신들이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밀어준다. 


때 담임선생님이 ‘대학합격’과 ‘회사합격’을 놓고 ‘회사합격’을 추천한 것이 사회에 첫발을 디디게 되고, 그 후 10년 후 대학 다니면서 결혼하게 된다. 회사 다닐 때 어떤 직원이 ‘내 사주에 학교 운이 없다’는 기죽이는 무식한 말을 하여 나를 당황하게 한 적이 있다. 그때 공부 준비 중이었는데 자신감이 없어서, 사이다 발언을 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속상하기도 했다.  학교를 선택했다면...... 딸이  '그럼 나는 없었겠네~'

     

내가 대학 졸업 후 중등교사 자격증을 걸어놓고 과외를 하고 있을 때, 작은딸 담임선생님이 ‘부모교육’이 학교에서 있는데 참여하면 ‘부모교육 강사 자격증’을 준다고 알려왔다. ‘참여한다는 학부모들이 없었나 보다.’ 생각하면서 ‘자녀와 부모 갈등’이 과외 현장에서 자주 나타나니 참여해 보자는 생각으로 8주를 참여했다. 8주 동안 매주 자녀들과의 갈등과 해결 방법을 A4용지에 써서 제출하는 것이었는데 마지막에는 나 혼자 제출하였다. 그리고 <한국심리상담연구소>에서 216시간을 교육받고 ‘효과적인 부모역할’ 강사(P.E.T)로 출발하게 되었다. 

      

멘토가 된 P.E.T 선생님은 자신에게 온 ‘강의’가 시간이 맞지 않는다며, 내게 연결시켜 주었고 그 후로 무료로 강의하기도 하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나 ‘수련원’ ‘중•고등학교’에서 강의, 집단상담을 하였다. ‘부모교육’ 하면서 ‘상담’을 하게 되었고 ‘청소년 공부’도 필요하여 ‘방통대 청소년교육과 1회’로 편입하고, 그 후 대학원에서 ‘가족 상담’ 졸업 후 지금까지 ‘고용센터’나 ‘가족센터’ 상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장래 그 자체가 변화의 대상이라기보다, 변화의 도구라고 보였다.’라는 말이 기억난다. p37


<넌 무엇을 기대했나?> 

슬픔과 고독보다 은근히 자기 원하는 삶을 살아간 ‘스토너’는 농과대학을 가게 된다. 그러나 원하는 분야의 전공으로 바꿔 교수추천으로 학교에 남고, 친구가 죽기도 했던 전쟁에는 참여 안 하고 종신교수까지 하게 된다. ‘스토너’는 첫눈에 반한 아내와 결혼, 딸도 낳고, 자기 수업 듣는 학생과 사랑도 한다. 강사(학생)는 떠나고 ‘스토너’는 자리를 지킨다. 종신교수인 ‘스토너’를 ‘로맥스’가 해고할 수 없듯이 ‘스토너’는 최선의 자리에서, 가족은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왔다. 물론 1학년 수업시간표가 ‘스토너’ 경력에 맞지 않는, 엉망이긴 하지만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1학년 내용을 업그레이드시켜 학생들로부터 불만을 제기받는다. 그러나 다음 학기에는 4학년 강의와 대학원 강의, 2학년, 1학년 강의까지 맡게 된다. 뚝심 있는 ‘스토너’가 퇴직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는 달리 몸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동안 열심히 학문에 열정과 기쁨으로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에 비해 건강은 미약하다.  

    

‘스토너’의 암이 깊어짐에 따라 나타나는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존 윌리엄스’는 너무나 실감 나게 표현하였다. 겉으로만 보았던 사람의 죽음을 이렇게 실감 나게, 사그라드는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 피부에 와닿았다. 겪지 않아도 느껴지는 상황. 그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세상의 모든 시간이 그의 것이었다. 


나이가 드니 죽음이 진행되는 과정의 묘사가 마치 내게 금방 다가올 것 같은, 옆에 있는 느낌. 으스스하다. 

내게는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죽음, 그 순간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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