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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재 Oct 10. 2020

 가을산책

세월은 간다

가을 산책 

 <임계장 이야기>를 읽고  간만에 머리 식히자고 딸과 남편과 서울 숲을 갔다. 대개는 한강변을 걸어서 서울숲으로 넘어 갔는데  딸이 어제 가보니까 사람들이 많고 날씨가 서늘하다고 강추를 해서 전철을 타고 갔다. 한구역이지만  산책을 전철을 타고 가다니. 스벅에서 차마시고 간식도 먹자며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밖에 다니지 못해서인지 금요일 3시인데 햇살은 좀 뜨겁고쌍쌍이, 또는 유모차끌고, 가족들이 서울숲에 바글바글  돗자리 깔고 누워있기도 했다.  뜨거운듯 한 장면도 있지만 모른척 눈감고 딸이 볼까나 신경쓰였다. 


사람많은 서울 숲은 별로구나. 차라리 탁 트인 한강변이 좋구나. 한바퀴만 돌고 차마시고 가자고 나왔다. 스벅은 넓은 장소였으나 사람들이 줄 서 있고 장소에서 차를 마시려는 사람들은 다 QR코드를 찍어야했다 . 그러니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는가. 


모닝 에그를 머핀인가를  주문하고 차를 기다리면서 또 한번 많은 사람에 놀랐다. 약간의 허기짐을 채우고 거기서 집까지 한 시간쯤 걸어가기로 했는데, 딸이 홍대앞처럼 서울숲 근처에 집을 개조 해놓은 이쁜 카페들이 많단다.  '보고갈래' 했는데 나중에 아빠랑 가겠다하고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 홍대 앞처럼 서울숲근처도 젠트리피케이션이라나~ 사람들이 너무 많이 보도를 걸어가는데 사람으로 치였다. 소리는 얼마나 시끄러운가, 제주도 가서도 이쁜 카페만 찾더니~


갑자기 돌아가신 친정 엄마가 생각났다. 딸 집이라고 와서 조카녀석이 중고등학교 다닐때  친구랑 와서 얼마나 떠드는지 '머리 아프다'고  하소연하시는데 잘 난척하고 '그게 살아있다는거지'하며 했던 말이 떠오른다.'에궁, 죄송스러워라'  정말 머리가 띵띵했다. 늙어봐야 알고 겪어봐야하는것을 . '죄송했어요, 엄마' 소리가 절로 나왔다. 80대 중반 교수가 ' 나도 처음 늙어 봐서 잘 모르겠다'고 하던 말이 떠오른다.


집 출발 세 시간만에 오면서 감, 키위, 자두와 고구마를 사서 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연시다. 홍시인가? 말랑말랑한 감을 그자리에서 4개~5개 정도 먹는다 . 배가 불러야 먹은듯해서 그렇게 먹어야 한동안 감을 안 찾는다.


뭔 과일을 '그리 많이 사냐'고 해서 연휴동안 먹어야지 했는데 오늘보니 딴건 다 팔리고 자두만 남았다. 난 시어서 싫다고, 자기 개성대로 사 왔는데~ 집에서 먹을 음식 재여놓고 연휴를 즐겨 보리라.  .다음 주는 강변으로 산책가야겠다.  구경 한 번 잘 했네. 엄마만 더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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