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9일(목)
임신 종료와 함께
산부인과에서 신경과에 협진을 요청해놨다.
신경과에서 다행히 금방 불러줘서 진료실로 향한다.
남편과 함께 교수님께
이제는 적극적으로 약물 치료를 할 수 있으니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더 해보자고 어필한다.
교수님이 끄덕이며 추가 약물을 처방해 준다.
- 리리카 : 진통제
- 바클란 : 강직 완화제
신경 회복을 도와주는 약물이 있을까
조금 기대했지만
그런 건 역시 없나 보다.
이후 염증은 다 잡힌 것 같으니
스테로이드 치료도 슬슬 종료해보자고 한다.
나는 약 2달 반정도 스테로이드 치료를 진행했다.
다행히 나는 부작용을 크게 겪지 않았지만
워낙 악명이 높은 약물 아니던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초기 5일 메치솔 500mg (정맥주사)
1주 차 소론도 60mg (5mg*12개)
2주 차 소론도 50mg (5mg*10개)
3주 차 소론도 40mg (5mg*8개)
4주 차 소론도 30mg (5mg*6개)
5주 차 소론도 20mg (5mg*4개)
6주 차 소론도 20mg (5mg*4개)
7주 차 소론도 20mg (5mg*4개)
8주 차 소론도 20mg (5mg*4개)
9주 차 소론도 20mg (5mg*4개)
10주 차 소론도 10mg(5mg*2개)
11주 차 스테로이드 치료 종료
후련해하던 찰나!
교수님의 폭탄 발언이 이어진다.
"그리고...
제가 내년 2월까지만 여기 병원에서 일해요.
다이아님은 OO구에 사신댔죠?
다음 진료 때 다른 적당한 병원 찾아드릴게요."
네?!!!!?!?!?!
퇴사하신다고요?!
아아... 맞다...
교수님도 직장인이였지...!
당황스럽지만
어안이 벙벙한 채로
일단 진료실 밖으로 퇴장한다.
교수님의 퇴사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크게 아픈 건 처음이다 보니
아기새처럼 교수님을 따르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걸 오히려 기회로 삼기로 한다.
아빠가 언제나 신신 당부했던!
더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라는 조언을 떠올리며
내 병에 대해 제일 잘 아는 교수님을
다시 한번 수소문해 보기 시작한다.
2025년 12월 27일(금)
약 두 달 반간의 스테로이드 치료가 종료되었다.
약물 치료가 종료되면
후련함만 있을 줄 알았는데
잠재웠던 염증이
다시 활개를 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시작된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매주 피검사도 하고있고
혹시 문제가 생겨도
입원 중이니 빨리 알 수 있을거라
안심을 시켜준다.
그리고 웃기게도
스테로이드 치료 종료와 함께
얼굴에 여드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테로이드 치료 중엔 주변에서
오히려 얼굴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많이 해줬다.
나는 피부가 까만 편인데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조금 하얘지기도 했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입덧과 맛없는 병원밥 덕분에 살도 빠졌다.
병원이니 화장을 안해 피부 건강도 양호했고
재활을 해야 하니 운동도 꾸준히 했다.
여기에 스테로이드까지 더해지니
입원 내내 꿀피부 상태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치료 종료와 함께
이마, 턱, 코 등에
온갖 뾰루지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남편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내 뾰루지를 놀리기 시작한다.
내 마음속 작은 불안감과는 별개로
테이퍼링이 잘 되었는지 큰 리바운드 없이!
여드름과 함께
스테로이드 치료는 부드럽게 종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