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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테나 Mar 15. 2017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한 노력

글쓰기 잘 하는 방법 2.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글은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다.

글은, 재미와 감동을 줄 수도 있고, 추억이나 애틋한 정서를 떠오르게 할 수도 있으며, 생각을 자극하거나, 새로운 깨달음을 줄 수도 있다. 그럴 때, 읽는 사람의 마음은 움직인다. 수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공간과 색채의 아름다움을 가진 각종 예술품들을 감상할 때도, 우리는 그것이 마음속 어딘가를 강하게 진동시켜주길 바란다. 그 진동은 우리의 가슴뿐 아니라, 머리와 영혼 깊숙이 파고들어, 아름다움의 쾌감을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글을 읽거나, 이야기를 보고, 예술을 감상할 때 마음이 울리길 기대하고, 그런 것들을 찾으려 애쓴다. 그럼,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을 움직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진솔함이다.

우리는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글을 만났을 때 더욱 진한 감동을 받는다.

내가 가르쳤던 학생 중에, 책 읽기 수준도 높지 않고, 문장력도 약한 B라는 남학생이 있었다. 그 아이 역시, 어머님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논술을 하는 아이였다. 조금씩 독해 수준이 올라가고는 있었지만, 문장력이 부족해서 긴 글을 쓸 때는 애를 먹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어느 날, 할머니에 대한 글을 쓰게 됐다. 그 아이의 글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엄마와 나는 가끔, 우리 아파트 옆 주택에 사시는, 외할머니 댁에 밥을 먹으러 간다. 지난 주말엔, 외할머니랑 함께 고깃집에 갔는데, 외할머니가 거의 못 드셨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년쯤 지났는데도, 외할머니는 혼자 계실 땐 식사를 잘 안 하신다. 그것 때문에 엄마가 속상해 운 적도 있다. 우는 엄마를 보면, 나도 할머니가 걱정된다. 엄마와 할머니께 잘해야겠다!

아이가 글을 읽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어머니와 함께 외할머니를 모시고 식사하는 장면은,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일이지만, 사연을 알게 되면서, 엄마와 할머니의 애틋한 사랑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짧은 문장에 담긴 이야기의 진솔함에, 그날따라, 호응이 안 맞던 문장도 거슬리지 않고, 내용에 흐름도 좋게 느껴졌다. 진솔함이 전해지는 글에서는 그 많은 글쓰기 작법들이 죄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물론, 나중에 문장과 흐름을 고쳐주긴 했만, 그 아이가 써낸 진솔한 마음이 너무 좋아서 폭풍 칭찬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흔드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진심의 힘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경험 속에서 찾아낸 진솔한 가치와 정서는, 그 어떤 작법보다 강력한 무기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괴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해선, 재미와 정서를 발견할 줄 알아야 한다.

위의 예시에서 보듯이,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정서다! 심지어 논리적인 체계가 반드시 필요한 주장하는 글에서조차, 정서적 성격이 조금 가미됐을 때,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주장의 강력함이 더 커진다. (이것은 나중에 주장하는 글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그러니,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로 한 이상, 재미나 정서를 발견하고 알아보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어떨 때, 재미가 생기는지, 어떨 때 슬픔이 생기는지, 어떨 때, 감동이 우러나는 지를 알면, 우리는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이다. 생활 속 경험을 통해서, 또는 글 속에 많은 간접 경험을 통해서 재미와 정서가 일어나는 순간을 기록하고 연구한다면, 글 속에 재미와 정서를 담아내는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발견한 재미에 대해 쓰는 글은 다른 사람들도 재밌게 읽을 것이고, 자신이 발견한 슬픔에 대해 쓴 글은 다른 사람들도 슬프게 읽을 것이다. 그러니,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한다면, 재미와 다양한 정서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발전시켜 가야 한다.


또, 재미와 정서를 발견하기 위해선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저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달라서 같은 경험을 하고도, 누구는 정서적으로 풍성한 글을 써내지만, 누구는 아무 느낌이나 생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사람마다 감수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감수성이 약한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둔감한 편이라, 시나 소설, 영화나 드라마 속 감정에 잘 동화되지 못하고 예술적 감흥도 약한 편이다. 반면에,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은 각종 매체들이 전해주는 다양한 생각과 정서를 풍성하게 받아들여 흥미와 재미를 충분히 느끼고, 예술적 감흥도 뛰어난 경우가 많다. 이처럼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희로애락의 경험을 풍부하게 간직하고 있어서, 좋은 글의 재료가 많아진다. 또, 감수성이 좋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 또한 탁월한 경우들이 많아서, 사람을 잘 알고 통찰하는 글을 써낼 가능성도 커진다. 감수성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자신의 삶 속에서 느낀 특별한 정서나 경험을,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능숙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통찰력 있고, 공감되는 글을 써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해선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반드시 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세히 관찰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공감했던 글들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익숙한 장면 속에, 공감되는 정서나 잊고 있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것은 생각의 흐름을 따라 자세히 설명되어 있거나 눈에 보이듯이 묘사되어져 있어, 쉽게 글의 정서나 의미에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세한 설명과 묘사는 뛰어난 관찰력 없인 나올 수 없다. 다른 어느 누구보다 섬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해서,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묘사할 때, 글을 읽는 사람은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실감 나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자세하게 관찰하는 능력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이다. 아무리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감수성이 풍부해도, 그것을 표현할 때 섬세한 그림을 그리듯, 글로 묘사해 내지 못 한다면, 글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는 놀라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한 몇 가지 방법과 노력을 살펴보았다. 특히, 정서적 교감을 일으키는 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던 중이었기에, 이 글을 쓰면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나 스스로에게도 좋은 시간이었다. 흔히들, 소설이나 영화 같은 내러티브 장르나 감상글에서만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논리적 체계를 갖추어야 하는 주장하는 글이나,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글에서도 정서적 전달력과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들이 중요해질 때가 있다. 결국 우리는 글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길 원하기 때문에,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우리가 원하는 글이자, 삶의 비밀을 알려주는 글이고, 정서적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글이다. 그래서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길 원한다면, 위의 4가지를 신중히 생각해보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쓸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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