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르테나 Mar 12. 2017

글쓰기는 왜 어려울까?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도 직접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

당신은 왜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 하는가?

자신만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공개하고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글을 쓰기 위해서인가? 아님, 체계적인 글쓰기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도 아니면... 당신은, 논술 시험을 대비해야 하는 학생이거나, 글쓰기에 대한 연구를 하는 교사일 수도 있다. 필요에 의한 노력이 아니라면, 자신의 생각을 더 잘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거나, 알 수 없는 표현력이 꿈틀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당신이 글쓰기를 배우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뜻이고, 그만큼 쓰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 글쓰기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그것은 크게 2가지 이유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표현의 어려움이다.

글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을 하는 도구로, 많이 쓰고 용해 봐야 하는데, 우리는 학창 시절을 보내는 12+α년 동안, 이 언어라는 것을 읽고 문제 푸는 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을 받고 자란 까닭에 스스로 언어를 활용하는 쓰기 능력은 키울 기회가 별로 없었다.  간간히 언어를 사용해 쓰기를 해야 했지만, 매우 짧은 글이거나 단편적인 한 단락의 글을 쓰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정확한 어휘를 찾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이론과 지식적인 어휘엔 익숙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어휘에는 익숙하지 않고, 교과서 외에는 책을 읽을 시간을 배려받지 못한 학창 시절을 보냈으니 어휘의 수준이 높지 않은 것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또한 생각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많은 토론과 발표의 기회를 가질수록 다듬어지고, 표현의 구조도 익혀지는 것인데, 토론과 발표가 활성화되지 않은 환경에서 글의 체계와 구조를 익히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요즘에서야 독서토론 클럽이나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생각을 키우는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면서 학교에서도 토론하고 조사보고서를 발표하는 기회가 많지만, 그렇지 못한 교육을 받고 자란 지금의 많은 성인들은 그것이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이라는 것이 생각의 구조를 세우고, 정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까지를 단계적으로 생각해서 표현해야 하는 것이므로 그런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에게 그것을 당장 해내라고 한다면, 당연히 힘들고 어려울게 뻔하지 않은가?


또한, 그런 글의 체계를 어찌어찌 갖추어 글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 글을 발표하고, 토론하고 , 이야기 나누며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거나 텍스트로서 점검받아야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과정 속에선 잘 된 글에 대해 상을 주어 칭찬할 뿐, 개개인의 글이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기회가 없으면, 자신의 글이 어떻게 읽히고, 어떻게 전달되는지, 쓴 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자신은 A라는 의도로 쓴 것인데, 표현의 한계 때문인지, 자신의 생각 부족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A로 읽히는 게 아니라, B, C로 전달되는 경우들이 생긴다. 특히 이러한 점은 어휘력이 약하거나 자기표현을 안 해본 사람일수록 더 많이 나타나는데, 그럴 경우엔,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정, 또는 피드백받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글쓰기가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생각의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거나,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겠지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글을 쓰고 싶긴 한데, 무슨 말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자신의 생각이 아직은 다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이 무엇인지, 그것이 사실적 내용의 전달인지, 내용 분석인지, 아니면, 정서적 표현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하고,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의 내용(주제)을 한, 두 문장 정도로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급한 마음에 생각의 정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글쓰기를 시작하면, 글이 맥락을 잃고, 혼돈에 빠져버리고 만다.


하지만, 주제를 명확히 하고 글을 쓰더라도, 글 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글이 샛길로 빠져버리거나 혼돈에 헤맬 수 있다. 그러니 글쓰기를 하는 동안, 주제를 잃지 않는 뚝심과 곁가지를 쳐내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그렇게까지 쓸 내용이 넘쳐나기 위해선, 물론 자기가 쓰고자 하는 글에 대한 자료와 정보들은 최대한 많이 공부하고, 정리해 놓을 필요도 있다. 그런 지식의 양이 쌓여 있지 않으면, 쓰다가 막히는 경우도 많고,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설명 또한 자세히 못 쓰게 되어 생각을 정확히 전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글을 쓴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많은 독서량과 정보 습득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 정보나 자료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생각을 했을 가능성과 문장의 표현력, 논리적 전달 체계에도 익숙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글을 잘 쓸 수 있는 머리 속 구조가 갖춰져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분야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많은 연구를 한 사람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대로 공부를 많이 하고,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글을 잘 쓴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무리 많은 지식과 정보, 자료를 갖고 있어도, 그것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비판할 수 있는 사고력이 갖추어져 있지 않을 수도 있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이해시킬 수 있는 표현력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식을 배우는 능력(Input)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Output) 능력은 정말 다르다.


또, 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체계적인 분석과 비판력이 있어야 한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는 것이고, 표현하고 싶은 정서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분석과 비판의 시선 속에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가치관과 관점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평상시에, 쓰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명확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쓰기 어렵지 않을 수 있으나, 쓰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평상시에 생각할 기회가 많지 않았거나, 그 분야에 대해 관점과 가치관이 명확히 서 있지 않은 사람의 경우는 글을 쓰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분석, 비판하는 능력과, 자신의 관점과 가치관을 명확히 하는 깊은 생각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글을 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많은 독서와 정보 습득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관점과 가치관을 세운 후,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의 과정을 거쳐, 갈고닦은 표현력으로 발산되어야 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 이 것들 중 하나라도 부족해지면, 만족스럽지 않은 글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 글을 쓰겠다 마음먹었다면, 위의 사항들을 위해 연습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부제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글을 직접 쓴다는 것은,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한 번에 완벽하게 해 내겠다는 생각 보다, 천천히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나 또한 그런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니, 여러분도 용기를 내 보길 바란다! ^^





이전 03화 좋은 글은 어떤 글일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