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형식에 대한 연구
내가 <논술 글쓰기 비결> 이란 매거진을 쓰기로 맘먹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오랜 시간 공부하고 연구한 글쓰기 노하우를 그냥 두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가르치는 사람조차, 글쓰기에서 무엇을 알려줘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선생님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긴 생각해보면, 어떤 글쓰기 책에서도, 논리적 글쓰기 체계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하는 내용은 보지 못한 것 같다. 이 매거진, <논술 글쓰기 비결>을 쓰기로 맘먹은 이유를 통해 이 매거진의 목적과 필요성을 살펴보자.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한 덕분에, 나만의 글쓰기 실력 높이기 노하우와, 글의 형식에 관한 설계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특히 글의 형식을 알려주는 개요 짜기 노하우는, 형식에 대한 개념이 없는 초보자들이나, 또는 생각은 많으나 정리가 안 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며, 글쓰기에 자신은 있으나 뭔가 부족하게 느꼈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글에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처음 내가 글쓰기를 위한 개요 짜기, 즉 글의 형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생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그것을 글로 표현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뭔가 쉽게 아이들의 표현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면서 시작되었다. 아이들이 정말 기발하고, 핵심을 짚어내는 생각을 해 냈으면서도, 그것을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킬 만큼 체계적으로 설명해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생각의 흐름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미리 계산 해 놓은 형식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형식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논리적 생각에 흐름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의 형식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고민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너무 형식에 얽매여 아이들 글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이 되어버리지 않나?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은 널리 알려진 주장하는 글에 대한 형식 ( 주장+뒷바침내용1+뒷바침내용2 )으로만 글을 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로 학교에서 쓰는 50% 이상의 글은 이 형식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글은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니, 생각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만큼,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도 많아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다양한 형식을 가르치면 되겠구나!라는 해결책이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위의 주장하는 글의 형식은 학교에서도 배우고 있고, 편지 쓰기 형식( 받는 사람+첫인사+하고 싶은 말+끝인사+날자+보낸사람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고 있는 글쓰기 형식이다. 하지만, 그 밖에도 다양한 글쓰기 형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해질 것이고, 논리적 생각의 체계를 다양하게 발전시킬 수 있으므로, 글쓰기의 기초체력이 좋아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가르쳐보니, 아이들은 많이 어려워하면서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논리적 체계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중 뛰어난 아이들은 다양한 형식에 익숙해지면서, 글을 읽고, 분석하는 실력이 향상되기 시작했고, 스스로 글의 개요를 짜면서, 다양한 방향의 논리를 갖춘 논술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물론 그렇게 되기 까지는, 많은 고민의 시간과, 유형별 다양한 실전 쓰기 노력, 정확한 피드백 과정이 더해져야 했다. 글쓰기 형식에 대한 교육은, 완벽하게 응용하는 학생뿐 아니라, 글의 체계에 대한 개념이 없는 아이들에게서도, 몇 가지 유형만 익숙해지면, 빠르게 발전하는 예를 볼 수 있었다.
그나마 글의 형식에 관심을 보이는 책에서도 매우 일반적인 유형을 한 가지 정도만 자세히 분석해 보여주며, 그 체계를 활용하면 글쓰기가 쉽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앞에 쓴 것처럼 유형이 한 가지에 고착되면, 글이 똑같아져서 개성이 사라지고, 재미도 없을뿐더러 창의적으로 다양한 논리의 글이 나오기 힘들다. 그래서 대입 논술전형에서 어느 학원 출신인지 글만 보고도 알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짜 글쓰기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모든 글에 대한 소화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논리적 전개를 보여주는 여러 가지 유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것은 나만이 아니어서, 최근에 발간된 책 중에 신동진 기자의 < 글쓰기 3GO > 같은 경우, 기사글이나 사실적 분석글에 유용한 쓰기 틀 몇 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종종 논술 대회나 독서토론 대회를 열곤 했는데,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의 글을 평가 조차 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거나, 맞춤법 덜 틀린 글이 시상에 기준이 되기도 하고, 글쓰기 내용과 형식에 대한 어떠한 교육도 없이, 글쓰기 시간에 맞춤법과 원고지 작성 요령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등,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모습은 내가 몸담고 있던 사교육 시장에서도 보인다. 글에 대한 논리적 체계나, 생각의 확장을 통한 내용적 발전을 이끌어줘야 하는 논술 교사가, 전문적인 피드백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대략적인 인상비평을 하거나, 자신이 미리 써간 글이 정답이라는 듯이, 그러한 형식을 강요하듯이 알려주고, 쓰게 만드는 교사들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아이들의 실력 향상이 목적이 아니라, 시간을 효율적으로 때우는 방법에 더 관심이 많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글쓰기에 대한 전문적 개요와 형식을 알려 주는 어떠한 책도 나와있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들에게 그러한 점을 알려주는 수업을 하라는 것은 어쩌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논술 글쓰기 비결>이란 매거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사교육 시장에서 실력으로 경쟁해야 되는 논술교사, 또는 보다 질 높은 글쓰기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다음 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