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잘 하는 방법 1.
앞선 글들에서 우리는 논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과 좋은 글이 어떤 글인지, 글쓰기가 왜 어려운 지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가장 기본적인 것을 먼저 살펴보자.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가 가진 좋은 생각과 관점을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좋은 책과 좋은 생각의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관점과 생각이 자라면서, 생각하는 방식도 깨우칠 수 있고, 체계적인 글에 대한 개념도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소설이나 시를 쓰는 많은 작가들은 자신이 닮고 싶은 작가의 글을 필사하는 연습을 한다. 그것은 문장력과 표현력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마음으로 존경하는 작가의 생각을 새기는 것이다. 우리가 필사까지는 할 수 없더라도, 좋은 글과 좋은 생각을 많이 읽고 접한다면, 분명 내면적 성장과 함께 글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글은 수학 문제 푸는 것과 같다. 아무리 공식을 알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고 해도, 실제로 풀어 보면,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고, 다른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 아무리 쓰고자 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도, 막상, 써 보면, 다르다는 말이다. 언어와 문자라는 매체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느냐에 따라, 또 어떤 표현을 어떤 방법으로 쓰느냐에 따라, 각자의 개성과 미묘한 관점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쓰는 사람에 따라 개성적인 표현이 달라지고, 전달력이 달라지므로, 자신의 생각을 매끄럽게 전달할 수 있도록, 글 쓰는 연습은 꾸준히 해야 한다.
톨스토이 같은 위대한 작가도 장편 소설 <전쟁과 평화>를 90번 이상 고쳤다고 한다. 작가는 소설 속의 시간과 공간, 인간에 대한 통찰을 보다 정확하고 심도깊게 표현하기 위해서, 또는 보다 아름다운 정서와 풍경을 독자들이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다. 톨스토이 처럼 최선을 다해 글을 쓰더라도 언제나 실수와 부족함이 있을 수 있기에, 더 좋은, 더 완벽한 글을 꿈꾼다면, 글을 완성시키고 난 후에도, 최선을 다해 자신의 글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되도록, 객관적 시선으로 글을 살펴보며,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지, 생각이 부족하거나 전달되지 않은 부분은 없는지, 항상 살피고, 고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생각을 깨우치는 훌륭한 글로 다듬어질 수 있다.
내가 논술대회에 나가는 아이들에게 하는 두 가지 당부가 있는데, 그 하나가 반드시 개요를 작성하라는 것이다. ( 나머지 하나는 세 번째에 나와 있는, 글을 다 쓴 후에는 반드시, 다시 읽어보고, 고치라는 것이다. ) 짧은 글의 경우는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논리적 표현이 가능하지만, 긴 글을 써야 할 때에는 처음부터 중심 생각에 대해 명확히 하고, 글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설계해 놓지 않으면, 논리적 오류가 생길 뿐 아니라, 꼭 필요한 설명을 빠뜨리거나, 중심 생각마저 잃어버리고 시작과는 다른 결론으로 끝내게 되는 실수를 많이 저지르기 때문이다. 중심 주제에 대한 흐름의 혼란을 막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 체계를 갖추어 표현하기 위해선, 글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개요를 반드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글을 쓴다. 한 마디로, 자신의 머리 속에서는 전부 알고 있는 이야기 이기 때문에 자신의 글이 표현하고 있는 그대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글을 분석하고 고치는 반복 훈련을 하다 보면, 글을 보는 객관적 시각을 키울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머리 속에 꽉 차 있는 생각 때문에 보이지 않는 표현의 오류나 실수들은 처음 그 글을 읽거나 듣는, 타인이 훨씬 더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글을 다 쓴 후에는 반드시 믿을만한 사람으로부터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믿을 만한 사람의 피드백은, 자신만의 주관적 시각에서 벗어나, 다른사람들의 객관적 시각을 깨닫게 해 줄 수 있고, 자신의 글의 장단점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다. 또, 피드백을 받아 글을 고칠 수 있으니, 자신의 글을 그 전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전달력 좋은 글로 만들 수도 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고, 가슴 아프기도 하겠지만, 피드백의 과정을 충실히 거친 글은 훨씬 탄탄하고 좋은 글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다섯 가지의 노력을 하며 글을 쓴다면, 아마도 당신은 전보다 훨씬 발전된 글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엔, 좋을 글의 요건인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한 노력을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