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형식 2.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이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이해와 설득을 위한 말들이고, 가장 많이 쓰는 글이, 주장하는 글이 아닐까 싶다. 대학 입시에서도 논술전형과 구술면접을 보거나 언론사 시험은 물론이고, 큰 회사들의 입사 시험에 논술 시험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 써야 하는 글이 전부 주장하는 글이다. 그중에서도 주장하는 글의 기본형은 각종 교과서와 글쓰기 교제에 가장 많이 나와있는 유형이다. 주장하는 글의 기본 형식을 통해 그 성격과 비결을 살펴보자.
주장하는 글은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이해와 설득을 얻기 위해 쓴 글이다. 그래서 주관적 성격을 띠지만,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논리적 성격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문체는 객관적이어야 하며, 근거는 믿을만한 자료여야 한다. 특히 근거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거 중 하나 이상은, 전문가의 지식과 견해를 인용한다거나, 각종 통계자료나 책, 뉴스 내용 등을 근거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료의 신뢰도가 높으면, 글에 대한 신뢰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장하는 글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의 타당성과 설명의 구체성, 그리고 결론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일관된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는 구조의 체계성이라 할 수 있다. 주장하는 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처음에 설명한 중심 생각과 결론의 주장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것은 주장을 전개해온 전체 내용의 체계성을 한 번에 무너뜨리며, 근거의 타당성과 구체성마저 아무 소용없게 만드는 최악의 실수가 되니, 조심해야 한다.
다음은 주장하는 글 기본형을 도표화한 것이다. 물론, 서론(앞) 본론(중간) 결론(끝)의 분량 비중은 1:3:1이다.
주장하는 글을 쓸 때는 먼저 가주제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중심 생각을 결정하고, 근거를 선택한 후, 개요를 짜서 쓰면 된다. - 앞 글 <글을 쓰기 위한 준비와 쓰는 과정> 참고 -
보통은 개요를 짤 때, 중심 생각이 중요하므로, 결론에 중심 생각을 배치하고,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쓰는 본론을 설계한 후, 흥미를 끌 수 있는 서론을 덧붙이게 된다. 논리적 흐름을 생각하면, 거꾸로 개요를 짜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장하는 글 기본형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서론을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본론의 시작이 중심 생각이라, 바로 뒷받침 내용이 되는 근거를 순서대로 구성할 수 있는 논리적 흐름이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그럼, 본론을 구성한 후, 결론까지 체계적으로 중심 생각을 강조한 후, 흥미를 끌만한 서론을 덧붙이면 개요가 완성된다. 그래서 스스로 논리적 흐름을 잡는데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편하게 개요를 짤 수 있는 것이 주장하는 글 기본형이다.
주장하는 글 기본형에 맞게 작성한 논술 개요의 예를 한번 살펴보자.
주제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해야 할까? 찬성해야 할까?"이다. 이 주제에 대한 생각 모으기 과정은, 앞 글 <글을 쓰기 위한 준비와 쓰는 과정>에서 예로 든, 마인드 맵에 나와있다.
이 글의 중심 생각은 '원자력 발전소 건립에 반대한다'이다. 마인드 맵을 통해 다방면으로 생각을 해 본 후,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부정적 의견으로 결정하여 개요를 짜기 시작했다. 중심 생각을 본론 시작 부분에 놓고, 원자력 발전에 부정적인 이유 3가지 근거를 순서에 맞춰 구성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근거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예시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전 세계의 관심과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킨 사건으로, 지금까지도 다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가장 충격적인 원전 사고이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 대부분이 알고 있는 가장 인상적인 뉴스를 첫 번째 근거로 가져오면서, 글을 읽는 사람에게 최악의 상황에 대한 공포와 공감을 전하며 반대의사를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거기에 두 번째 근거로, 핵 폐기물 처리 문제를 가져와 원자력 발전소의 단점을 강조하고, 세 번째 근거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예로 들어, 원자력발전소를 짓지 않고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대안까지 제시하는 체계성을 보여준다. 이 구성은 주장하는 글을 쓸 때, 하나의 포인트 비결이 될 수 있다. 바로, 어떤 쟁점에 대해 반대하거나, 부정적인 주장을 하는 글을 쓸 때는, 반대 근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대안이나 해결 방안까지 제시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너무 반대하는 근거에만 집중할 경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길 수 있지만, 대안을 제시할 경우엔, 통합적인 사고와 합리적 판단을 통해 부정적인 견해를 주장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글에 대한 신뢰성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된다. 마무리 결론은 역시, 자신의 주장에 대해 다시 한번 요약 강조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지금까지 살펴본 주장하는 글 기본형은 가장 많이 쓰고, 가장 쉽게 쓰는 글쓰기 방법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 방법을 한 번 가르쳐 놓으면, 계속 이 방법만 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는 다양한 형식 체계를 배울 수 있도록, 다른 글쓰기 형식을 사용해서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주장하는 글이라고 해서 한 가지 유형에만 고착해서 쓴다면, 너무 뻔한 글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논술 글쓰기 비결>을 읽으면서 여러분이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여기서 알려주는 글쓰기 형식이 다가 아니라는 점이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글쓰기 형식이 존재한다. 여기서 알려주는 기본 글쓰기 유형을 배워서, 스스로 논리적 체계를 구성할 수 있는 힘을 키운 후, 자신만의 글쓰기 형식을 완성해 내길 바란다. 그것이 글을 제대로 쓰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