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형식 4.
주장하는 글은, 논쟁할만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쓰기에, 주장을 논리적이면서도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반론 꺾기의 방법을 사용할 경우, 글쓴이의 주장과 상반되는 주장을 함께 언급하며 그 타당성을 설명하기 때문에, 글쓴이의 주장과 관점은 강력한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글을 쓰기 전에 미리, 논쟁의 지점과, 찬반 입장 양쪽의 근거를 파악하고, 어떤 주장이 타당한지에 대한 자신의 판단까지 서 있어야 쓸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글쓰기 형식이기도 하다.
반론 꺾기 형식은 2 종류로 다시 나눌 수 있는데, 그 첫째는, 본론(중간) 중반 이후에 반론을 언급하여 상대편 주장의 논리를 반박하는 방식이고, 둘째는, 글 앞부분(서론)에 반대편 주장의 근거를 쓰고, 본론 전체를 반박하는 내용(자신의 주장과 근거)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는 주장하는 글 기본형과 매우 유사하며, 그것의 응용 형식이라 볼 수도 있다. - 주장하는 글(기본형) 앞 글 참조 -
다음은 주장하는 글쓰기 형식 중 첫째 유형인 본론 반론 꺾기형을 도표화한 것이다. 물론, 앞(서론) 중간(본론) 끝(결론)의 분량 비중은 1:3:1이다.
본론 반론 꺾기 형식은, 가장 기본이 되는 주장하는 글의 형식에서 중간 부분(본론)에, 근거 2개를 설명한 뒤, 마지막 근거를 대신해, 내 주장과 상반되는 반론의 핵심을 언급하고, 논리적 재반박하는 내용(꺾기 내용)을 덧붙이는 형식이다. 이때 내 의견과는 상반된 의견의 반론은 핵심을 짧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으며, 그에 대한 재반박(꺾기 내용)을 할 때는, 반론의 부족한 논리를 지적하거나, 반론에 대한 해결방법이나 대안을 제시하면 된다. 그럼, 예상되는 반대 의견까지 설득해 냄으로써 자신의 주장은 더욱 큰 힘을 받으며 결론을 더욱 강조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반론 꺾기 형식은 쓰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제대로 쓰기만 한다면, 글쓴이의 폭넓은 사고력을 보여주며, 강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글쓰기 방법이 될 수 있다.
본론 반론 꺾기형에 맞게 작성한 논술 개요의 예를 한번 살펴보자.
주제는 "존엄사 인정해야 할까?"로, 찬성 입장에서의 반론 꺾기 개요이다.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안락사, 또는 존엄사 문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에서 쓴 개요이다. 서론 부분에서부터 '안락사'논쟁을, '존엄사'라는 용어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과 그 뜻의 차이와 의미를 설명함으로써 존엄사의 문제가 결국은 인간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자기 결정권의 문제임을 밝히고 있다. 글쓴이의 주장이 존엄사에 찬성하는 입장이므로 본론에 이어지는 중심 생각을 논리적으로 이끌어낸 효과적인 서론이라 할 수 있다.
본론에서는 자신의 중심 생각, '존엄사를 인정해야 한다'에 대한 2가지 근거를 차례로 설명한다.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라는 설명과 함께, 가족의 고통도 줄여 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현실적인 면서 장기이식 가능성이 늘어난다는 점을, 본론의 반 정도를 할애해서 근거로 설명한다. 그 뒤에 본론의 반 정도 분량에 반론 꺾기가 들어간다. '존엄사'를 인정해선 안된다는 측의 중요한 핵심 논리는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존엄사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생존권 위험 측면이다. 그 핵심 주장을 간략히 제시하며 반론에 대한 재반론, 꺾기의 단계가 들어가게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반론 꺾기는 반론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거나 반론에 논리적 오류가 있음을 지적, 또는 중요도 측면에서 자신의 주장이 더 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면 된다. 여기서는 네덜란드처럼 '존엄사'의 엄격한 기준을 정하면 경제적 생존권 위협받지 않는다며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반론은 핵심만 간략하게 설명하고, 그에 대한 재반론(반론 꺾기)을 자세히 설명해서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결론은 자연스럽게 '존엄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중심 생각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으로 끝낼 수 있다.
이번엔, 글 앞부분(서론)에 반론을 쓰는 형식이다. 반대편 주장의 근거들을 서론에 조금 자세히 쓰고, 본론 전체를 그 의견에 반박하는 근거를 제시하며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 형식은 주장하는 글 기본형을 그대로 똑같이 쓰며, 서론에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의견을 쓴다는 점만 다르다. - 주장하는 글 (기본형)에서 서론은 자신의 주장과 관련된 내용으로 서론을 쓴다 -
다음은 글 앞부분(서론) 반론 꺾기 형식에 맞게 작성한 논술 개요이다.
주제는 "존엄사 인정해야 할까?"로, 이번엔 반대 입장에서의 반론 꺾기 개요이다.
이번에는 존엄사에 반대하는 의견으로 쓴, 서론 반론 꺾기 형식이다. 서론에서 자신의 주장과는 다른, '존엄사'에 찬성 근거가 될 수 있는 네덜란드나 미국 오리건 주의 예를 들며, 세계적으로 실제 '존엄사'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과,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결정권이라는 찬성론자의 주장을 설명한다. 하지만 본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서론과는 정반대 의견을 주장함으로써, 중심 생각에 대한 강렬한 인상과 함께, 읽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효과를 거둔다.
본론에서의 형식은 주장하는 글 기본형과 같다. 다만, 서론과 반대되는 주장을 제시한 만큼, 그 주장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들을 서론의 근거와 비교하며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환자가 스스로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라고 하지만, 환자는 아픈 상태에서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심리적 측면과, 가족을 생각하는 환자의 부담감 등을 설명하며, 자기 결정권이 온전히 자신을 위한 판단이 될 수 없는 한계를 지적한다. 또, 두 번째 근거에서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존엄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핵심 문제의식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세 번째 근거에서는 보다 장기적인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 문제까지 주장을 확대시킨다. 결국은 경제적 이유로 '존엄사'를 선택하고, 그것이 합법화되는 사회는 결국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문제까지 지적한다. '생명 경시 사상'이라는 부정적인 가치관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은 '존엄사를 인정해선 안된다'는 결론을 더욱 강조할 수 있는 효과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반론 꺾기는, 자신의 중심 생각과 반대 의견을 어디에 위치시키느냐에 따라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주장이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론 꺾기를 가르치다 보면, 이 형식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논리적 흐름을 놓쳐 오히려 자신의 의견과는 다른, 반론을 강조하는 글이 돼버리거나, 중간에 결론이 바뀌는 글이 되어, 결론에서 헤매는 경우가 꽤 많다.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서 반론까지도 설득해 내야 하는 방식이 나름 복잡하기 때문에, 아무리 글쓰기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반론 꺾기 형식은 반드시 개요를 짜고, 쓰기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반론은 핵심만 간략하게 쓰고, 그 의견을 재반박하는 자신의 의견, 자신의 중심 생각에 대한 뒷받침 내용이나 근거는,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그래야 반론 꺾기 글쓰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반론 꺾기 형식은, 주장하는 글 기본형과 비슷한 형식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미리 생각할 것도 많고, 흐름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서, 주장을 명확히 하는 논리적인 글로 완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형식이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주장하는 글의 형식보다 강력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글이 될 수 있으니 한번 시도 해 보길 바란다. ^^
<논술 글쓰기 비결> 매거진은 1번 글부터 순서대로 읽을 것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