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형식 1.
봄. 가을, 학교에선 독서토론 논술대회를 많이 연다. 논술 대회의 글쓰기 주제는 대부분, 사회적 쟁점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밝히거나, 문제 상황에 해결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 내용들이다. 결국 이 말은, 논술 대회 글쓰기 형식이, 주장하는 글이거나 문제 해결 글이라는 뜻이다. 넓은 의미로 보면, 문제 해결 글쓰기 형식 또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펴는 것이므로, 주장하는 글의 형식에 포함되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 교과서에서는 주장하는 글 형식으로 문제 해결 글쓰기 형식을 제시하고 있다.
앞 글 <글의 종류와 갈래>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문제 해결 글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문체를 사용하여,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쳐야 한다. 다만, 주장하는 글과 다른 점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나, 해결방안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 때문에 주장하는 글과는 전혀 다른 형식이 되는 것이다. 또, 문제 해결 글쓰기는 다른 서론 쓰기 방법을 활용하는 것보다, 문제 상황이나 문제점으로 시작하는 서론 쓰기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서론과 본론과 결론이 자연스럽게 생각의 흐름을 갖고 연결될 수 있다. 다른 주장하는 글의 경우 중심 생각이 들어가는 마무리 결론부터 개요 짜기를 시작하지만, 문제 해결 글은 생각의 흐름을 따라 글 앞부분인 서론부터 개요를 짜나가면 된다.
다음은 문제 해결 글쓰기 형식을 도표화한 것이다. 앞부분, 중간 부분, 끝부분의 비율은 1:3:1의 비율을 따른다.
문제 해결 글쓰기 형식은, 서론에서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본론에서는 앞에 제시한 문제 상황이 왜 생겼는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때, 원인 분석은 눈에 보이는 당연한 원인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으며, 폭넓은 사고력을 통해 다양한 원인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원인 분석이 제대로 되면, 그에 따른 해결방안 또한 명확해진다. 문제점의 원인을 해결하려면 어떤 대안이 있을지, 자신의 배경지식을 총동원하여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면서도 재기 발랄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이 좋다.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것은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좋지 않고, 남들도 다 생각할 만한 해결책은 신선하지 않아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 실현 가능하면서도 신선한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문제 해결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해결 방법을 제시했으면, 그 방법이 얼마나 실현 가능하고, 효과적인지 기대 효과를 설명해야 한다. 이때, 논리적 비약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제안한 해결 방법을 따랐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이며, 그 변화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인지를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은 일종의 가설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효과를 너무 과장되게 포장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적절한 표현을 동원해서 어떤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결론은 이제까지 자신이 써왔던 내용을 짧게 요약하고, 다시 한번 자신의 대안을 강조하여 긍정적인 기대를 표현하며 마무리한다.
문제 해결 글쓰기 형식에 맞게 작성한 개요의 예를 살펴보자.
"학교폭력!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주제로 작성한 논술 개요이다.
위의 개요를 보면, 서론의 경우 텔레비전에서 봤던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현상 에피소드로 시작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뉴스에서 본 사건으로 시작하는 방법은 이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끌고 있으며,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런 주제의 경우, 사회적 에피소드로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자신이 겪거나 보고 들은 경험이 있다면, 현실감이 느껴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경험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다만 중요한 점은 이것이 대단히 중대한 문제이며, 우리가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라는 것을 부각시켜야 한다. 이어지는 본론은 학교 폭력에 대한 원인을 심리적인 측면과 교육적인 측면으로 분석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해결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협동놀이와 문화 예술 함께 하기다. 다들 알고 있는 인성교육 강화의 측면만 들어갔다면 아마도 이 개요는 재미없는 글이 예상됐을 것이다. 하지만, 놀이와 문화 예술이라는 대안을 제시하는 측면이 신선하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고, 주목받는 글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신선한 대안은 반드시 가장 먼저 제시해 주고, 가장 충분히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물론, 적절하고 신선한 대안을 제시했더라도 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면 글은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드시 뒷받침 내용을 충실히 설명해서 제시한 해결책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문제 해결 글쓰기는 학교 논술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문제점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내서 실현 가능성까지 따져 보는 것은, 사회생활하며 쓰게되는 각종 제안서나 건의하는 글에서도 사용하는 글의 형식이다. 한 번 익혀 두면 두루두루 응용하기 좋은 형식이니 기억해 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