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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테나 Nov 14. 2016

자신이 하는 일에 전문가가 되어라!

 행복하게 논술교사하는 법 1.

우리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일을 선택하고 결정해서 직장에 들어간다. 하지만 직장일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만의 세계에서 객관적 평가의 세계인 사회생활에 들어서는 순간!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 나의 한계와 인내를 시험하는 무수히 많은 순간을 마주 대하게 된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이기적이고 불합리한 사람들과 일해야 하고, 그 속에 누구의 잘못인지 분간할 수도 없는 애매하게 꼬여가는 문제 상황을 해결해야 하며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목표에 무조건 도전하고 이뤄내야 하는 직장의 현실적 압박에 시달리며 지쳐간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생활을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행복한 직장 생활에 대한 꿈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돈도 벌고, 일도 재미있고, 의미와 보람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내 꿈을 찾아 과감히 직장을 그만둘 수 없다면, 또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게 자신에게 주어진 길임을 깨달았다면, 그 속에서 행복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경험했던, 논술 교사로서 일하는 게 행복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처음 시작한 일은 서툴고 실수투성이에 욕을 먹기도 한다. 하지만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이 하는 일의 업무 미션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일의 본질적 가치와 회사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능력자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업무 미션 파악과 실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정확히 업무미션을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능력을 갖추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하며, 다양한 문제 상황에서 적절하게 판단하고 행동하여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줄 아는 지혜까지 갖추는 단계! 그것이 바로 전문가이다!


나는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글도 좀 썼었다. 1년 정도 학생들의 개인 논술 과외도 했었다. 책도 좋아하는 편이었고,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생각을 나누는 것을 좋아해서 나는 수업이 재미있었고, 내가 입사한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업방식과 토론을 이끄는 핵심 역량만 키우면 훌륭한 논술교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매우 똘똘한 신입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것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엄마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었으며, 일의 특성상 교육 영업을 해야 했는데, 그것에 대한 나 스스로 반감이 좀 있어서 매출적인 측면에서 기본만 할 뿐 보너스는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엄마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영업력에서 강력함을 자랑하는 선배 교사들이 무척 부럽기도 했고,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알아주지 않는 학부모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인기 교사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그것이 뭘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간간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이 무엇에 강점이 있는가를 지켜봤다. 여러 명의 인기 교사를 지켜보며 느낀 것은 그들이 남들이 하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엄마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선배교사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밝은 성격을 바탕으로 학부모들과 친밀감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교사였다. 특히 우리 일의 특성상, 주부 교사들이 많은 편인데, 아줌마의 공감대로 학부모들과 소통하기 시작하면, 그 힘은 정말 엄청났다. 특히 밝은 미소와 유머를 장착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엄마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거나 조언자의 역할을 하는 교사는 수업역량이 최고가 아니더라도 영업력에 있어서나 교사 평가에 있어서도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아이들에 대한 세밀한 관심과 학부모 요구에 대한 보조 서비스를 실행해 주며( 예를 들면, 자기소개서, 학교 글짓기 숙제 봐주기 등 )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해야 했다. 결국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전문지식과 경험을 폭넓게 장착한 교육 전문 상담가 유형이었다. 일단 이 쪽 유형은 매우 학구적인 분위기와 함께, 우리가 가르치는 독서와 토론, 논술에 대한 전문적인 이론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심리와 우리나라 교육의 흐름, 올바른 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엄마들에게 상담하고 교육할 수 있는 교사 유형이다.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교육삼담을 할 수 있었기에 많은 엄마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게 된다. 특히 이 두 번째 유형은 첫 번째 유형에 비해 엄마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귀찮은 일이 적게 발생한다. 또한 주도권을 교사가 갖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실력 있는 교사로 인정받기 때문에 입소문이 잘 나고, 당당하게 할 말 하는 전문가라는 믿음이 생겨서 교육 영업에 있어서도 유리한 면이 많다.


그래서, 낯가림이 좀 있던 나는 당연히 두 번째 유형이 되려고 노력했다. 다만, 두 번째 유형의 교사들은 딱딱하거나 냉정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때로는 친근하고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며 내 성격에 맞게 조율해 가려고 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시간,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교육비를 떼어먹으려는 엄마에게 끝까지 친절하게 마무리하려다가 10번이나 속아 넘어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막판에 가서야 냉정하고 단호한 협박문자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고, 낯가림 심하고, 말하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나름 열심히 한다고, 무리하게 생각과 이야기를 이끌어 내려다가 휴회가 나기도 하고... ㅜ.ㅜ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심리와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책과 교육방송, 다큐를 찾아보며 사람과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폭넓은 지식과 이해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나갔다. 수업에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주부 교사나 베테랑 교사들에게 묻고 또 물었으며, 어떻게 하면 나아지게 만들까? 고민하고, 그 아이와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또, 영업에 실패했을 경우엔, 무엇이 문제였는지 항상 생각해 봤다. 어떤 때는 나 스스로가 마음이 앞서서 우리 책에 대한 좋은 점을 너무 흥분해서 열변을 토하다가 신뢰감 형성에 실패한 적도 있고, 때로는 학부모가 원하는 것을 잘 못 파악해서 실패를 하기도 했다. 실패의 원인을 알고도 한 번에 쉽게 고칠 수는 없었다. 수많은 실수 속에서 하나하나 조금씩 고쳐나갔다. 나중엔 마음에 여유도 생겼고, 신뢰를 쌓는 방법도 깨달아 가며, 성공률도 더욱 높아졌다. 물론 토론의 전문성과 글쓰기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각종 이론들을 정리하며 나만의 토론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고, 글쓰기 기초 틀을 마련하며, 수업마다 핵심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아이들의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수업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내가 부러워하던, 엄마들의 지지를 받는 신뢰도 높은 교사가 되어 있었다.

당연히 실적은 향상되었다. 영업에 자신 없었지만, 영업력도 늘었고, 교사로서 입소문도 나면서 엄마들과의 상담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여러 면서 자존심을 지키며 일 할 수 있었다. 당연히 월급도 점점 늘었고, 실패를 하는 경우에도, 회복 탄력성이 높아서 '싫음 말라고 해!' 하는 여유도 생겼다.


어떤 일에 전문가가 되고,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력 있는 전문가가 되면, 당연히 실적이 향상되고, 여러 가지가 쉽게 이루어지면서 자신의 업무상의 입지가  탄탄해진다. 물론, 사람을 상대하는 감정노동을 하면서도,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할 수 있으며, 스스로 가치 있는 인간으로 느껴지는 자존감 또한 올라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알듯이, 자존감은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직장생활, 행복한 논술교사가 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전문가가 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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