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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오월 Nov 09. 2024

여행, 나의 세계관의 확장

30일 글쓰기 챌린지 Day 3 

여행: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표준국어대사전)

여행이란 단어는 소리 내어 발음하는 그 순간부터, 머릿속에 가고 싶은 곳 혹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떠오르게 만드는 것 같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촌년’이다. 

소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내가 우물 안 개구리 같았다. 책, 텔레비전, 영화 등 매체에서 접할 수밖에 없는 대도시, 다른 나라. 그런 저 미지의 세계들은 참 커 보였다. 어린 날 소도시에만 살았다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여행은 항상 소망하는 무언가였고, 더 큰 세상에 대한 목마름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몇 번의 여행을, 몇 개의 도시를 다녀왔나 떠올려봤다. 세어보니 14개국, 23개 정도의 도시를 여행으로 가 보았다. 여행의 시작은 20대였다. 그땐 여행에 대한 로망이 전부였다. 혼자서도 가 봤고, 대학생 때는 공모전에 입상해서 친구들과도 다녀왔다.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출발 전날엔 설렘에 잠을 설쳐도, 당일엔 알람 없이도 일찍 일어나 공항으로 출발했던 내 모습이 기억난다. 


나의 시야를 넓게 만든 여행

대학 시절, 여름 방학 때 단기 교환학생으로 호주로 한 달 여를 간 적이 있다. 

도착하고 며칠 지나지 않은 날이 Australia’s Day였다. 그날, 세계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각자의 나라를 대표하는 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하는 퍼레이드를 봤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국가와 사람들이 있다니! 그날의 풍경이 잊히지 않는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퍼레이드 사진을 연신 찍으면서, 다양한 문화와 이질적인 풍경들에 눈과, 마음도 빼앗겼다. 내가 처음 본 나라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문화가 신기하고, 또 이 넓은 지구에서 나라는 존재는 얼마나 작은지, 이 지구란 얼마나 넓고 다양한 곳인지를 그때 처음 피부로 느꼈다. 



다음 날, 등교해서 수업을 듣는데, 역시나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나이대도 다양했다. 그때, 삶이란 언제 무엇을 해야 하고, 또 그게 대체적으로 맞는 삶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들은 무너졌다. 한국에서의 사회적 알람이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 아무렇지도 않게, 언제든 새로운 인생의 방향으로 도전하는 사람들. 그런데 나는 동시에 불안해졌다. 정해진 트랙을 따라서 달려가면 결승 지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세상엔 그런 ‘정해진’ 트랙도 없거니와, 결승 지점 또한 각자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트랙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해방감과 동시에 알 수 없는 비포장도로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문득 겁이 났다. 나로 살아가는 것. 외국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그 다양성에 대한 나의 심리적 허들이 많이 사라졌다. 세상은 다원주의 사회라는 것을, 교과서 밖에서 깨닫게 된 순간. 



누군가는 여행을 사치라 이야기한다. 사실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다. 딱 며칠만, 여행자로 떠난 나라, 도시에서 진정한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이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여행자가 되어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여행자로 간 곳은 어디든 설레기 마련이다. 내일이면 여기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괜스레 매일 지나던 집 앞 슈퍼 앞에 놓은 작은 화분에도 눈길이 가기 마련이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 


나에게 여행이란 나의 작은 세계를 깨고 싶어 떠난 것이었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느꼈던 답답함, 지도 한 장에 의지해 육감으로 찾아낸 길에 환호했던 순간, 그 순간 나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한 것 같은 대견함.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나의 모습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 그래도 결국엔, 여행이 끝나면 나의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나의 일상이 가기 전과 후가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것이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동력이 된다.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여행이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 아닐까. 여전히 지금도 심심하면 세계 지도를 들여다보고, 구글 맵으로 랜선 여행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세상, 이 지구상엔 다양한 삶과 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또 그렇게 복기하곤 한다. 


다음은 어디로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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