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나는 자주 ‘벅차올랐다’.
그전에는 벅차오르는 순간이 얼마나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자주 느끼는 감정이 아니었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 그 자체를 살아왔던 나는 벅차오른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다. 엄청나게 감동적인 영화를 보거나 크게 기쁠 때가 여기에 가까운 감정이었을걸. 일상에 그러니까 그런 감동적인 순간이나 기쁜 순간이 얼마나 자주 오는 지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자주 오지는 않는다. 일상적인 소소한 기쁨으로는 벅차오르는 것까지는 느낄 수 없지 않나.
나에게 벅차오름을 느끼게 한 주요 사건은 '덕통사고'라고 흔히들 말하듯, 내가 데이식스를 좋아하면서 부터였다. 나는 여느 음악 애호가처럼 좋은 음악을 찾아듣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던 사람이었다. 오랫동안 클래식 악기를 하면서 대학 때는 오케스트라 활동도 했고, 팝, 힙합, 재즈, 발라드, K-Pop 할 것 없이 골고루 듣곤 했다. 그런데 데이식스로 시작해서 스트레이 키즈,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와 같은 아티스트들을 좋아하고, 밴드를 하게 되면서 음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니 이렇게 무언가를 깊이 좋아하는 내 삶을 더 사랑하게 되면서 감정적으로 훨씬 풍요로운 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곡들, 그 멜로디, 이미지, 그들의 목소리, 그들에 대한 대화, 혹은 떠오르게 하는 어떤 장면을 마주했을 때마다 마음이 벅차오른다. 특정하게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관련한 이야기나 이미지, 영상, 경험을 할 때 이런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는 것처럼, 밀려오는 감정은 순간적이라서 언제부터 이걸 느꼈는지 정확히 기억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감정은 언제든 마음에 일어날 수 있기에 아예 느끼지 못하는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전보다 더 효율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귀여운 아기나 동물 콘텐츠를 보는 것은 실제로 스트레스와 불안 지수를 낮추고 도파민과 옥시토신을 분비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영상이나 사진들을 잠깐 보면 기분이 나아지니, 정신건강 관리에 무척 이롭다. 단순한 방법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으니 아주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가까이 접하기 위해서는 내 가수가 언제 앨범을 발매할지, 언제 공연이 열릴지 모르니 성실하게 정보를 접하고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공연을 보기 위해 필요한 금전적인 투자도 해야 하니 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 열정적인 삶을 사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어느 새 나는 이런 도파민을 느끼지 않고는 삶이 밋밋하다고 느껴졌다. 벅차오름을 느끼기 위해 나는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고, 악기를 연주하고, 나에게 큰 감동과 기쁨을 주면서 마음이 커지는 이런 순간을 느끼게 해 준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다. 벅차오르는 그런 순간을 만났을 때 이 감정을 다른 언어로 표현해 보려 했지만 그것이 가장 적합한 단어다.
이제 나는 벅차오르는 삶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