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anosaur Jul 23. 2023

08 | 이직 바이블 - 1

Intro

막연한 질문 속에 우리를 그대로 방치하면, 삶에 대한 솔루션도 얻을 수 없다. 변화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관점을 가지고, 변화의 포인트를 정리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고 5년 차를 지나며 만족도가 다시 반등하는 것은, 회사의 시스템적 한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적절성에 대한 검토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단계라고 보아야 한다. 또 후배들이 입사하고 그들을 코칭하는 과정에서 상사의 관점과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것도 큰 변화의 모멘텀이라고 할 수 있다. 점차 회사의 리더십으로 성장하는 관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3~5년 차에서 가장 낮은 만족을 보이는 이유를 분석해 보자면, 회사에 대한 적응도 마쳤고 업무의 능숙도도 높아졌지만, 회사의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회사의 시스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니 핵심 실무자급인 저 레벨에서는 시스템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제안과 기획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나름의 의견을 제시해도 반영되지 않거나, 못 알아듣는 경우 회사에 대한 만족도는 급격히 낮아질 수밖에 없고, 본격적으로 이직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노예의 특징은 자신의 주관이 없다는 것이다. 주인이 하라는 것을 하고, 주는 밥을 먹고, 살라고 하는 곳에 산다. 하지만, 독립적인 인격체는 자신의 목적과 방향성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자유인이기 때문이다. 회사에 다니는 이유가 단순히 월급뿐이라면, 금액의 크기와 상관없이 그는 월급의 노예이다. 하지만, 이직이 준비되어 있는 사람은 가치와 의미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이것이 맞지 않는 경우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이것은 삶에 대한 고찰이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행복은 언제나 상대적이기 때문에 기준점을 어디에 두는지, 그리고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따져보면 지나치게 불행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STEP 1 이직 준비 수준 체크하기

이직 준비 체크리스트 #1 퇴직 타이밍

퇴사 충동은 사람의 시야를 좁게 만든다. 한번 퇴사 충동이 들면, 나의 개선점을 찾기보다 퇴사해야 하는 이유로 깊이 빠져들게 된다. 퇴사하는 이유를 찾게 되고, 그렇게 찾은 이유들은 밑도 끝도 없는 확신을 갖게 한다.


인생에는 때가 있다. 기다리며 참아야 할 때가 있고, 과감하게 선택하고 변화해야 할 때가 있다.


이직 준비 체크리스트 - #2 경력기술서

고작 프로젝트 한두 개로는 온전한 역량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없다. 역량은 관점과 경험,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서 완성된다. 경력의 히스토리가 일관되어 있지 않고 널뛰기처럼 분산되어 있다면, 지원자가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거나 역량을 갖출만한 시간과 경험이 부족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모든 조직은 업무에 적합한 사람에게 일을 맡긴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리기 때문에, 경력의 일관성은 면접관들이 주시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직 준비 체크리스트 - #3 시장경쟁력

경쟁의 장에서 나의 탁월함은 숫자와 결과물로 수치화된다. 수치화된 숫자와 결과물로 시장의 요구를 얼마나 적중시켰는지를 입증한다면, 이보다 좋은 표현방식은 없을 것이다.


이직 준비 체크리스트 - #6 이직의 목적과 목표

모든 선택에는 위험 요소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내린 선택은 다르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예기치 않은 모습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를 하나의 성장 과정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확신이다. 그리고 확신은 분명한 기준에서 나온다. 커리어를 쌓는 데에 흔들리지 않는 기준선이 바로 성장이다.



STEP 2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이직 플랜 만들기

이직유형 #2 상승 이동

역량이 준비되었다면 느리고 보수적인 기업에 머물기보다 빠르고 변화하는 기업으로 상승 이동 해보라. 책임직을 맡아 도전한 후, 다시 큰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도 커리어 성장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매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직유형 #3 전환 이동

전환 이동의 핵심은 기존의 직무 경험이 자신과 맞지 않다거나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기 위함으로, 분명한 목적 아래에서 커리어의 물줄기를 바꾸는 것이다.


유행은 바뀌기 때문에 유행이다. 나의 강점과 경력의 연속성을 무시해도 될 만큼 강력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곧 꺼질 파도에 편승하기보다, 우리의 강점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어떤 직무 전환은 커리어 성장에 매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바로 인접 직무로 이동할 때이다. 마케팅과 영업, 생산과 디자인, 기획과 설계처럼 모든 직무에는 맞닿아 있는 인접 직무가 있다.

나의 메인 직무를 중심으로, 인접한 직무로 커리어를 확장하면, 상위 레벨로 올랐을 때 엄청난 파워를 발휘하게 된다.


내가 CEO들과 수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이유는, 인사를 단순히 행정이나 제도적인 전문성으로 다루지 않고, 사업의 성장과 경쟁력 확보, 영업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접 직무로의 전환 이동은 가급적 재직 중인 회사 내에서 시도하기를 추천한다. 동일한 회사에서 인접 직무를 경험한 후에, 보다 적합한 직무를 찾아 회사를 옮겨도 문제가 없다. 더군다나 같은 회사에서 전환 이동을 한다면 필살기라고 할 수 있는 성공 경험을 만들 기회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직할 기업을 찾는 기준

성장하는 기업만 가지고 있는 DNA와 문화가 있다. 도전하는 문화, 더 나은 성과를 위한 유연한 사고 등이 그렇다. 안전하고 커 보여도 지속적으로 추락하는 기업은, 문화 자체가 매우 보수적이거나 새로운 액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확률이 높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은 매출과 수익의 향상을 뜻한다. 특별히 불황이라면 매출과 수익의 동반성장이 더욱 중요하다. 매출은 사내 분위기를 반영하고 수익은 보상의 규모를 대변한다.


최대한 매출과 수익이 동방성장 하는 기업으로 이직하자. 대기업이라고 모든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성장하는 기업에서 성장 마인드를 배우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좋다.


기준 #1 고객의 지지도

이직하려는 기업이 고객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살펴보자. 최악은 아무런 소통도 없고 아무런 변화도 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 없이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준 #2 이익률

성장률과 함께 확인해야 하는 것이 이익률인데, 성장률은 1년 전 기업의 모습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익률의 비교 대상은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이다. 이익률은 구조에서 나오기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삼을 수 있다. 저원가 구조로 설계되어 있거나 운영방식 자체가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을 때, 중간 과정 없이 다이렉트로 판매할 때, 특허 기술이나 브랜드 같은 원천경쟁력을 확보했을 때 높은 이익률이 나타난다.


성장률과 이익률 둘 다 중요하지만, 둘 중 하나만 고르자면 불황의 시기에는 이익률을, 성장의 시기에는 성장률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잘 성장했던 회사들이 현금 유동성이 막혀 부도를 맞는 경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률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경력자라면 당연히 업계의 평균수익률과 우리 회사의 수익률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경쟁사 중에서 월등한 이익률을 가진 회사의 구조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하면 나만의 이직기준을 갖게 되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기업에 확신하게 된다.


기준 #4 평균 근속연수

적절한 근속연수를 규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나치게 퇴사자가 많고 업무가 연속되지 않을 정도라면, 분명 일하는 방식이나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정 사업이나 프로젝트로 인해 근속기간이 일시적으로 짧아질 수 있지만, 조직에 전반적으로 퇴사자가 많다면, 회사 역시 개선의 의지가 없는 경우이므로 이직에 주의를 요한다. 대기업이라고 이런 경우가 없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에도 특정 계열사 혹은 특정사업부를 중심으로 잦은 선수교체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지 말고, 실제적인 생활에 대해서도 체크해야 한다.


기준 #5 기회 부여 가능성

회사가 보수적인지 진보적인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기준이 바로 인사이다. 젊은 연차에게 어떤 기회를 부여하는지, 조직의 변화와 인재 이동이 얼마나 자유로운지가 중요한 기준점이 되어준다. 산업과 사업의 환경은 엄청난 속도로 바뀌는데, 조직의 형태나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시대에 뒤떨어지게 된다.


기업의 규모나 대표상품으로 회사를 판단하기보다, 기회 창출을 위해 조직이 얼마나 유연한 문화와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업 유형별 체크 포인트

대기업은 대부분 지분이 공유되어 있는 계열사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계열사 중에서도 독립적인 사업을 운영하는 계열사가 있고 그렇지 못한 계열사가 있다. 모기업의 사업을 돕기 위해 설립된 건설사나 제조회사, MRO 회사 같은 경우이다. 이런 회사들은 모기업의 사업정책에 따라 언제든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거나, 사업부의 축소 또는 통폐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

*MRO: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운영(Operation)의 약자로, 기업들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의 구매, 관리 및 컨설팅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


지원하려는 회사의 부채율이 너무 높거나, 신용등급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신문 기사를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일정 기간 내에 신용등급 혹은 부채율에 대한 기사가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면, 시장의 우려를 받는다는 뜻이다. 이런 시장의 우려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아니라, 부도 우려에 대한 금융권의 우려이다.


스타트업에게는 성장성과 이익률보다 사업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회사 규모가 작고 사업 초기일수록 창업자의 경쟁력이 곧 사업의 경쟁력이 된다. 창업자의 경험 혹은 지식수준이 회사의 수준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생소함이라는 선입견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선택받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업구조이다. 아이디어 한두 가지 좋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가 지속적인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 나는 사업구조를 평가하는 가장 확실한 지표가 수익성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로 연명하는 스타트업은 결국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초기에야 수익성이 낮을 수 있지만, 반드시 개선하여 흑자전환을 이루어야만 한다. 그게 올바른 사업구조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사업구조이다.


중소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독립적인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대기업보다 장점이 많을 수도 있다. 카테고리 킹이라고 부르는 회사들이 그렇다. 특정 영역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고,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비웃으면서 사업하는 회사들이다. 그들은 특정 기술력과 지식을 보유하고, 시장에서 상품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규모는 작아도 카테고리 내에서 넓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카테고리 킹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런 회사들이 커리어를 성장시키기에 최적의 구조를 갖고 있다. 시장을 선도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기획하거나 시도할 수 있는 활동의 폭이 넓고, 잘 준비하기만 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렇게 얻은 성공 경험은 대기업 직원들은 경험해 볼 수 없는 영역의 것이기도 하다. 대기업에서도 부러워할 만한 경험이 쌓인다는 뜻이다.


진출 연혁이 3년 이하인 기업은, 회사의 방향성이 급변할 수도 있다. 회사의 체계나 비즈니스 구조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인지도가 높아 보일지라도, 사실상 신규사업 또는 스타트업과 같은 구조일 수 있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사업안착이 늦어지거나 사업을 지속하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기업에서 언제든 사업 철수를 결정할 수 있고 책임자가 본국으로 날아와 모든 시스템을 바꿀 수도 있다.



고민살롱 Q. 안정적인 회사에서 이직하는 것이 과연 성공적인 이직일까?

우리가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면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다. 안정이라는 것 자체가 그렇다. 안정 안에는 실력이 생기지 않는다. 실력의 본질은 남들이 하지 못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문제를 경험해 보고 심지어는 해결하기까지 한 사람만이 실력이 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남들이 모르는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회, 새로운 도전의 장이 있어야 한다.


종종 큰 물에서 놀아야 된다고 말한다. 큰 물이라는 운동장에 새로운 기회와 새로운 도전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기업만 큰 물이 아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거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거나, 새로운 장이 열릴 때, 그런 곳을 큰 물이라고 보아야 한다.



STEP 3 후회 없는 퇴사 타이밍 진단 가이드

#2 성장성 - 회사가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적자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가?

"대기업과 공기업만 준비하기보다는, 작더라도 성장하는 기업에 가라"는 게 나의 대답이다. 오늘날의 대기업과 공기업은 다소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 대기업과 공기업은 4차 산업혁명 이전에 자리 잡은 질서이다.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대기업 또한 다소 다른 형태로 시장에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하는 기업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많은 분야를 주도할 수 있다. 반대로, 역성장하는 기업은 분위기가 언제나 경직되어 있고 안 되는 이유만 늘어놓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관점이다. 관점은 전문성보다 중요하다.


#3 문화 - 사내 정치가 중요한 의사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가?

정치적인 영향력으로 회사의 행보를 결정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결과로 귀결된다. 특별히 투자와 인사에서 정치개입의 결과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마련인데, 투자는 논외로 치더라도 인사에 대한 개입은 모두가 알게 된다. 누가 보아도 탁월한 사람이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더 중요한 업무를 맡지 못한다면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의사결정이다. 이런 경우가 특정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거나, 한 사람의 라인 여부에 따라 기회가 편중된다면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


결국 경험이 나를 성장시킨다.

이런 조직에서 오래 성장한 사람은 직무 적문성이나 문제해결 능력보다는 특정 인물에 대한 선호 여부, 비위를 맞추는 방법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갖게 된다.


#4 역량 - 성장 롤모델로 삼을 사람이 한 명도 없는가?

나는 배울만한 상사의 기준을 제시하고 싶다. 상사의 인격이 나의 바람과 다를지라도, 실력면에서 탁월한 부분이 있다면, 배울만한 상사임을 인정해야 한다. 상사가 아무리 인격적이더라도 실력이 없다면 배울 것 또한 없다는 사실을 납득해야 한다. 회사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 모인 곳이다. 롤 모델에게 배워야 할 딱 한 가지는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연차별 체크리스트

조직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이다. 리더들의 머릿속에 담긴 우선순위는 회사의 핵심 가치와 인재상으로 드러난다. 우리는 면접단계에서 회사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성장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나만 제자리를 걷고 있는지, 아니면 조직 전체가 제자리걸음 혹은 퇴보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문제 있는 조직은 조직의 목표도 없고, 도전정신을 가진 동료도 없고, 성과 자체가 사라지거나 급격히 줄어든다는 특징이 있다. 그 누구도 왜 일하는지 의미와 목적에 대해 설명해 주지 않고, 정해진 규칙과 시스템에 따라 업무 시간을 때우는 조직문화에 고착되어 있다. 이런 환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인생이 메마르고 매너리즘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기 때문에, 근무 시간이 비관적이고 절망적이면 당연히 인생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매사에 시니컬한 사람은 이런 조직에 오랫동안 몸담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도적인 사람이 발전적이다. 그리고 주도적일 때에만 성장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난다고 무조건 전문가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수동적이고, 주어진 시간에 지시받은 일만 하려고 한다. 이런 직장생활은 몸과 머리가 편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업무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에너지의 동력을 내 안에서 찾아내어 스스로를 성장시키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직급별로 구분하는 회사가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직급으로 직무의 전문성과 위계를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사원과 대리 혹은 주임과 대리를 구분하는 연차가 일반적으로 3년과 5년이다. 전통적인 직무 구분이지만 3년과 5년을 기준 삼은 이유가 있다. 3년 차는 업무에 적응하여 지금까지 맡았던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시기이고, 5년 차는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보완, 발전시키기 위한 통합까지 요구받는 시기이다. 그래서 3년 차 직원이 5년 차 선임을 바라보면 2년 뒤의 성장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것이다.


인사 책임자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평가하며 내린 결론은 '누구에게 일을 배웠는가, 일을 어떻게 배웠는가'가 너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3년 차 미만은 자신의 업무조차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누구에게 배우는 지보다 얼마큼 적응했는지가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적응이 끝난 3년 차부터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기준점이 필요하다.


일하는 방식이나 관점, 성과의 크기, 권한의 복잡성과 같은 능력이 5년 차의 것과 3년 차의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할 것이다.


5년 차 이상은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실력이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직관적인 질문은 '나의 성과를 숫자 혹은 결과물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 아닌가'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숫자와 결과물은 시장에서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만 한다. 한 분야에서 5년 동안 일한 사람이 비교값조차 없다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비교 값이란 시장의 모든 값을 산출해 낸 값이 아니라, 적어도 나의 평가지표는 무엇이었고, 나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값을 말한다. 내가 설정한 목표와 실제로 목표에 다가간 나를 비교하는 값이다. 그 목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부터 대화는 시작된다. 목표 다음에 따라오는 게 숫자의 규모와 크기이다.


숫자 혹은 결과물로 말할 수 없는 경력을 우리는 '물경력'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비교 값이라는 개념 없이 주어진 일에만 몰두했을 수도 있다. 그러한 경우라도 이직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이직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누군가 '이직을 왜 하는지' 묻는다면 반드시 내가 어떤 성장을 했는지를 곁들여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고민살롱 Q. 상사의 변덕과 가스라이팅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우선 가스라이팅에 대해서 면밀히 생각해봐야 한다. 하기 싫은 일을 시킨다고 모두 가스라이팅은 아니다. 가스라이팅은 거짓말이고 조종이고 속임수 같은 것이다. 제일 큰 특징은 판단력을 흐트러뜨린다는 점이다. 1 더하기 1이 2 임을 헷갈리게 만들 정도로 상식을 무너뜨리는 정도가 되어야 가스라이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사의 언행이 이 정도 수준이 아니라면, 단순히 적응하기 위해 거쳐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심리가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는 데에 무너지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STEP 4 면접관이 뽑고 싶은 경력 기술서 작성 방법
경력 기술서와 물경력 진단

이직에 앞서 각자의 상황이 다를 것이다. 커리어의 성장을 염두에 두며 늘 의식적인 연습과 훈련을 거친 사람일 수도 있고, 아무런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건 간에 중요한 점은 나의 커리어를 경쟁력 있게 만들고 표현하는 방법이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게 경력 기술서이다.


경력 기술서를 작성할 때, 성과와 역할에 분명한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알 수 없고, 어떤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렸어도 보다 큰 차원의 방향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성과와 역할에 맞추어 경력 기술서를 작성하다 보면 숲과 나무를 모두 보게 된다. 경력을 한 칸, 한 칸 채워가면서 당시의 경험들을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만약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어떤 도전을 하겠다는 자연스러운 피드백도 내놓게 된다.


잘 관리된 경력 기술서는 특별한 기회가 왔을 때 별다른 어려움 없이 곧바로 이직 기회를 잡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또한 스스로의 경력을 정리하면서 알게 된 이력은 나에게 근거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고 그 자신감에는 근거가 필요하다. 경력 기술서가 자신감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직은 나의 경력과 내 안에 만들어진 관점을 마케팅하는 것이다.


진정한 커리어 관리는, 인생 전반에 걸친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 삶의 일부를 꾸준히 가꾸는 것이다. 건강을 관리하고 내 삶의 루틴을 만드는 것처럼 경력 기술서를 통해 나의 커리어를 진단하고 관리하자.



물경력 진단 체크리스트

#1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성과가 없다.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결과로 말하는가? 노력으로 말하는가?'이다. 전문가는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와는 상관없이 결과물로만 설명한다. 반면에 아마추어는 자신이 느꼈던 감정과 열심을 강조한다. 감정과 열심은 측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비교할 수도 없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래서 전문가의 세계에서는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숫자'로 이야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투입한 에너지(input)에 비해 결과물(output)이 어떠한지를 분석하는 것이 생산성이다. 물론 숫자가 모든 것을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숫자만큼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도구도 없다. 생산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교 대상이 필요한데, 기준점을 잡기 위해서라도 숫자는 필수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 업무를 통해서 어떤 숫자가 바뀌는지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숫자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은 전문가의 기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 직무의 KPI가 뭔지 모른다.

숫자로 나의 업무를 관리하는 것은 상당한 집중력과 분석을 요한다. 어렵게 숫자를 찾아도,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계속 지수를 수장해야 한다. 이 번거로운 과정에 도움을 주는 지표가 KPI이다. 감사하게도, 수많은 인사 전문가들이 직무를 분석해서 성과를 지표화해 두었다. KPI는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지표와 숫자로 정리해 둔 내용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 지표를 기준 삼아서 목표를 설정하기도 한다.


KPI가 제시한 지표들은 각자의 업무를 관리하는 데에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물론, 제시된 지표가 실제 나의 업무와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KPI를 내팽개치지는 말자. 중요한 점은 성과를 평가하는 큰 틀에서의 원리는 동일하다는 것이며, 이 세상에서 내 직무를 완벽히 반영하는 절대적인 지표도 없기 때문이다.


#3 진행한 프로젝트/업무의 Before/After가 명확하지 않다.

일은 나의 존재감과 위치, 영향력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이 된다. 아마추어들은 종종 이 사실을 놓친다. 그래서 정해진 일과 정해진 시간을 사수하는 데에만 중점을 둔다. 이런 사고방식은 자신을 조직의 충실한 톱니바퀴로 바치게 한다. 아니, 어쩌면 톱니바퀴로 살겠다는 의지적 결정을 포함했을 수도 있겠다. 우리가 정말 되고 싶은 게 조직의 톱니바퀴인가? 나는 결코 그럴 수 없다고 확신한다.

내 확신에 동의한다면, 어떤 업무를 수행하거나 역할을 맡았을 때, 맡은 바에 대한 의미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어떤 업무를 수행했다면 반드시 변화가 있어야 한다.


#5 연속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이다.

현대 채용 기술은 과학적 사고에 기반하는데, 과거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내가 아무리 이 회사에 뼈를 묻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해도, 축적된 데이터는 또다시 금방 떠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경력관리는 신중해야 한다. 이직은 본인의 이직 이력까지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07 | 말의 알고리즘 -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