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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기 Oct 19. 2021

도움의 손길들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항체가 생겼는지 궁금하다면?

  오늘 출근하는 길에 빌렸던 우산을 돌려드렸다. 지난 금요일 갑작스러운 빗속을 뛰어가던 나에게 쓰고 가라며 우산을 건네주신 처음 만난 아저씨. 그때는 다급해서 얼굴을 잘 보지 못했는데 오늘 다시 가서 뵈니 참 인자해 보이셨다.


  그리고 퇴근하는 길에 약국에서 코로나 항체진단키트를 팔길래 과연 저것을 혼자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들었다 놨다 하며 결국 사는 걸 포기하고 병원에 들렀다. 지난 몇 달간 백신 접종 부작용이 심했던지라 고생 끝에 항체가 생겼는지 궁금하긴 했다.


  병원에서 항체 검사를 할 수 있는지 물었는데 내가 간 병원은 항체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간호사님께서 사정을 들으시고는 선뜻 먼저 약국에서 파는 진단키트를 자신이 해주겠다며 사 와도 된다고 하시는 게 아닌가! 그리고 실제 해보니 역시 혼자는 못했을 것 같았다.


  간호사님은 자신도 처음 해본 다며 엄청 바쁘신 와중에 설명서도 정독하시고 내가 아플까 걱정도 해주시고 양성 결과에 박수까지 쳐주셨다. 참 따듯하신 분이셨다. 오늘 하루 작은 도움들을 받으며 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도 이분들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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