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District Court에서 신참 검사로 경험을 쌓고, Felony Crimes 부서로 Circuit Court에 올라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날 법정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아내와 갓난아기를 총으로 쏴 죽인 남자의 재판. 뉴스에서는 연일 떠들썩하게 보도됐고, 온갖 비난과 저주가 쏟아졌던 사건이었다.
방청석은 기자들과 피해자 가족, 친구들로 가득 찼지만, 법정 안은 마치 모든 소리가 꺼진 듯 기묘한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그 사건의 공판 검사였다.
서류를 들고 증거를 읊어 내려가는 동안, 내 심장은 쿵쾅거렸고 손바닥엔 땀이 맺혔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끝까지 차갑고 담담해야 했다.
5일 간 이어진 재판의 마지막 날, 마지막 증인 심문 때였다.
피고인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증인석에 앉아 있었다.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마치 인간의 껍데기만 남은 듯, 텅 비어 있었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랬습니까.”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변호인은 ‘우발적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는 믿지 않았다. 총을 쏜다는 것은, 단 한순간의 실수로만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피고인이 당시 정신적으로 불안정했으며, 아내와의 불화로 인해 사리 판단이 어려웠다는 점은 백번 양보해 받아들인다 해도,
그는 스스로 총을 샀고, 총알을 샀고, 장전했고, 몸에 차고, 운전해서, 집 앞까지 갔다.
아내가 차에서 내려 아기를 꺼내려는 그 순간, 그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 일련의 과정만큼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연민도 스쳤다.
내가 법정에서 싸우고 있던 것은 피고인의 변호인이 아니라, 내 안에서 들끓는 감정들이었다. 드러내면 안 되는 감정들. 억누르지 않으면 무너져버릴 감정들.
법정이라는 공간은 내게 언제나 그런 곳이었다. 감정을 드러내면 약자로 보이고, 억누르면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그 경계선 위에서 나는 매일 위태롭게 균형을 잡고 서 있었다.
사건에 너무 깊이 파고들다 보면, 문득 내가 피고인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의 죄를 증명하면서도, 그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기분이었다.
Closing Argument 때 나는 피고인의 죄가 성립되는 부분들을 마지막 퍼즐 조각처럼 메마르게 정리해 나갔다.
법은 감정이 없다. 다만 행동을 심판할 뿐이다.
그날 재판이 끝난 후, 나는 조용히 빈 법정을 둘러보았다. 이런 날이면 내 마음속 공허함은 더 깊어진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법정에서 나는 생각했다.
총성이 울린 그 순간, 그는 사실 자기 자신에게 총을 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끝냈고, 더 이상 이 세상에 속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나 자신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가 지은 죄는 씻을 수 없겠지만, 평생 고통받을 그의 영혼이 문득 불쌍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였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공식 절차를 밟아, 그를 세상에서 분리해 놓는 것. 그것이 내가 가진 유일한 역할이자, 마지막 책임이었다.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