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화장실 문이 열렸다.
"야, 김민재."
박재훈 선임이었다. 아니, 이제는 2팀 팀장이었다.
"뭐 해?"
"...담배 피우려고요."
재훈이 내 뒤로 와서 창문을 내려다봤다.
"여기서 뛰면 다리 부러져. 그리고 5분 안에 잡혀. 프놈펜 경찰 절반이 우리 편이거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민재야, 너 착각하는 거 같은데. 팀장 됐다고 자유로운 거 아니야. 더 깊이 들어온 거야. 이제 넌 공범이야. 여기서 나가도 한국 가면 감옥이야."
재훈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냥 순응해. 1년만 버티면 중국 본부로 올라갈 수도 있어. 거기 가면 진짜 돈 벌어. 월 5천씩."
"...형은 그게 목표예요?"
"당연하지. 너도 그래야지. 우리 같은 놈들이 한국 가서 뭐 해? 빚쟁이 신세로 평생 살아? 차라리 여기서 개새끼 노릇 하면서 돈이나 모으는 게 낫지."
재훈이 창문을 닫았다.
"내려가자. 소주 식겠다.“
그날 밤, 웬치로 돌아오는 차 안.
나는 창밖을 멍하니 봤다.
실패했다.
탈출 기회를 놓쳤다.
다음은 한 달 후.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김동욱이 옆에서 말했다.
"민재야, 다음 달부터 너도 징계 집행 해야 돼."
"...예?"
"팀장이면 직접 때려야지. 실적 못 찍는 새끼들. 안 그러면 애들이 우습게 봐."
"못 합니다."
"뭐?"
"저는... 사람을 때릴 수 없습니다."
동욱이 피식 웃었다.
"8개월 전에 서현웅 죽을 때 넌 전화했잖아. 그것도 사람 죽이는 거야. 직접 안 때린다고 네가 깨끗한 거 아니야."
나는 입을 다물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작이야. 마음의 준비 해둬."
10개월째
나는 처음으로 사람을 때렸다.
실적 300만원, 목표 500만원 미달.
신입 이민수, 23살.
"손 올려."
"선임님, 제발—"
"팀장이야, 이제. 손 올려."
나는 각목을 들었다. 손이 떨렸다.
첫 타격. 민수가 비명을 질렀다.
두 번째. 손등이 부풀어 올랐다.
세 번째.
나는 각목을 던졌다.
"다음 달엔 찍어. 알았지?"
민수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나는 화장실에서 또 토했다.
거울을 봤다.
거기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