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째
부매니저 승진.
나는 이제 5층 끝방을 썼다. 15평짜리 스위트룸. 에어컨, 킹사이즈 침대, 개인 화장실.
하지만 여전히 창문엔 철창이 있었다.
꼬미가 나를 불렀다.
"김민재, 한국 출장 허가 났어."
"감사합니다."
"2주 일정. 신입 최소 10명 데려와야 돼. 못 채우면... 알지?"
"알겠습니다."
"여권 돌려줄게. 근데 가족들 주소는 우리가 알아. 이상한 짓 하면—"
"안 합니다."
꼬미가 봉투를 건넸다. 한국 돈 500만원.
"미끼용이야. 애들한테 선금이라고 줘. 그리고 이거."
명함 뭉치. '글로벌HR컨설팅 이사 김민재'
"1년 만이네. 한국."
"...네."
"서현웅이 너 보증 섰어. 실망시키지 마."
인천공항.
1년 2개월 만에 밟는 한국 땅.
입국심사대를 통과했다. 아무도 날 막지 않았다.
밖으로 나왔다.
도망칠 수 있다.
지금 당장.
하지만 휴대폰이 진동했다.
[현웅]: 공항 CCTV 보고 있어. 잘 도착했네. 숙소로 가.
나는 택시를 탔다.
"강남역으로 가주세요."
기사님이 말했다.
"오랜만에 오셨어요? 표정이..."
"...네. 출장 다녀왔습니다."
"힘드셨겠네요. 편히 쉬세요."
창밖의 서울. 너무 밝았다. 너무 자유로웠다.
나는 눈을 감았다.
강남역 오피스텔. 조직이 준비해놓은 사무실.
나는 2주 동안 10명을 모았다.
구직 사이트에 광고를 올렸다.
"해외 고객관리직 급구 - 월 600만원"
면접 온 사람들의 얼굴.
1년 전 내 얼굴과 똑같았다.
절박함. 간절함. 속아주고 싶은 눈빛.
"업무는 간단합니다. 캄보디아는 카지노가 합법이거든요..."
거짓말을 했다.
유창하게.
10명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나는 그들의 여권을 받았다.
그날 밤, 나는 호텔 화장실에서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