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침입

남의 집 테라스를 점거하여 하룻밤을 보내는 상상을 한다.

by Dichterin 여자시인

무단침입



갈 곳이 딱히 없는데 집으로는 바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

테라스가 있는 남의 집에 침입이라도 해서 거기 배를 깔고

드러누워 무단 점거 농성을 하듯이 자고 싶어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들 조차 그대로 멈춰 서게 할 만큼

세상모르고 평온한 얼굴로 단잠을 자고 싶어

그러다 모두 함께 테라스에 쓰러지듯 모로 누워 잠에 빠져버리는 거야

깨고 나면 다들은 어떤 얼굴로 서로를 바라볼까

그 자리에서 바로 해산을 할까 아니면 출출한데 아침이라도 먹고 헤어질까

집주인은 집주인대로 경찰들은 경찰들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일상 속으로 돌아갈 때 돌아가더라도



남의 빈 집에서 밤을 보내다 날이 밝고 경찰과 함께 들이닥친 집주인과 아침을 먹고 헤어지는 상상을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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