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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chterin 여자시인 Jan 06. 2022

반점찍고 (詩)

자작시



언젠가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 할 때

이름자 뒤에 반점 찍고

시인 하고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면

괄호 열고

시인 하고

괄호 닫고


시를 쓰는 아무개 입니다

무슨 시를 쓰시나요?

살아가는 순간을 씁니다

뭐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게 되더라도

별로 재미 질 것도 없더라도


예술가로 살고싶은데

내 예술은

나를,

너를

나아가 세상을

썩 대단 할 거 없지만

야단법석 피우지 않더라도

조용히 찬찬하게

그렇게 하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평생의 소원이다

엄마한테 미안하지만

내 이기적인 소원이다


나는 아주

되바라진

그런 계집애다


언젠가 죽고나면

내 묘비에는

아무개 하고나서 반점 찍고

시인 하고 쓰여지면

아니면 그 비석에 반점찍고

글쓰고 살았던 여자라고

쓰여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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