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의 악명을 마주하다

#2 조용히 좀 해주세요

by 수쥐


그리고 이틀이 지났다.


우리 집은 늦어도 밤 11~12시면 잠자리에 든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웅얼웅얼하는 말소리와 스피커로 틀어놓은 노랫소리가 울려온다. 목소리의 높낮이, 악센트까지 파악할 수 있는 정도의 말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적어도 2~3명 되는 인원이 끊임없이 떠들고 있었다. 와하하 하고 웃기도 하다가 길게도 말했다가 동시에 다 같이 떠들기도 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고요 가운데 그 소리만이 나의 청각을 자극했다.


‘젊은 사람들인 것 같은데 이사 왔으니 파티라도 하나 보네. 독립해서 친구들이랑 놀면 재밌지...‘


나는 내가 독립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기까지 했다. 해방감에 취해 친구들과 모여 놀던 그때를 말이다.


분명 여기까진 공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새벽 1시를 넘어가자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내일 출근하려면 얼른 자야 하는데 이어폰이라도 껴야 하나... 불편할 것 같은데... 저 사람들은 대체 언제 끝나지? 아니 근데 내가 왜 이어폰을 껴? 근데 저 사람들도 이렇게 잘 들리는 줄 몰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 오해를 하면 안 되니 가서 말을 해야겠다!‘


새벽 2시가 넘어가자 우리는 직접 내려가서 말을 하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랫집은 소음이 이렇게 잘 들리는지 모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아랫집은 자기들이 층간소음을 일으키는지도 모른 채 계속 발생시키게 될 것이고 앞으로 지금 같은 날들이 이어진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나로서는 굉장히 위험부담을 느꼈지만 나의 덩치 큰 남자동거인은 꽤나 거침이 없었다.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일어선 그는 잠자리를 뒤척여 잔뜩 부스스해진 머리를 한 채 크록스를 신고는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가 아랫집의 문을 두드렸다.


생각보다 대면 전달은 간단했다.


‘윗집인데요. 너무 시끄러워서요. 조용히 좀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


불편한 대면은 아주 짧게 끝났고 얼마 안 지나 소음도 사라졌다. 아랫집 문을 두드리기까지 빠르게 뛰던 심장이 안정감을 찾았다. 아랫집이 평범한 반응이어서, 사과를 해서, 정말 조용해져서 정말 다행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잠자리에 누워 3시간을 꼬박 뜬 눈으로 지새운 후에야 비로소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리고 3일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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