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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Feb 01. 2017

따지고 싶은 사회를 말하다, 연극 <내일은 다산왕>

풍자가 필요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다이나믹 코리아'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에서 내세운 슬로건이었다. 당시 외국인들이 갖고 있던 한국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역동적이고 매력적이며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사회는 다른 의미로 다이나믹 하다. 상식을 벗어난 사건과 사고가 경쟁적으로 보도되며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이상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은 '이해'와 '관용'을 불필요하게 만들었고 그저 자기 주장만 옳다고 우기며 타인의 주장에 귀를 닫고 있어도 강자의 논리에 의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대중은 어떠한가.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한 전제 조건은 국민의 의식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대중들의 모습은 '군중에 섞여 네 자신을 잃어버려라'는 니체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감정이 넘쳐나는 사회는 분명 지양되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대하는데 있어서는 아픔에 대한 공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대중들은 더이상의 구별짓기를 멈춰야 한다. 그리고 감성적인 이해와 이성적인 논리를 모두 갖춘 건강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 지금 한국은 '살기'가 어려워 '살기'가 가득한 사회가 되고 있다. 그리고 '왜?'를 따져 묻고 싶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기에 사회를 풍자할 이야기가 넘쳐난다. 



연극<내일은다산왕>(작·연출 류동민) 은 한국 사회를 풍자한다. 1가구 3자녀 출산을 의무화하는 ‘자나깨나 국민정부’라는 세계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국가 산아촉진정책의 선봉장으로 활약한 조금박 여사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생동감 있는 대사와 빠른 호흡으로 전개되는 무대를 따라 그녀의 이야기를 쫓다보면, 관객은 어느 순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게될 것이다.   



아기의 출산마저도 돈에 의해서 휘둘리는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자나깨나 국민정부’의 황당한 복지정책을 통해 대한민국에 몰아닥친 생산성, 실적, 성과사회의 병폐를 빗대는 것이다.  삶을 뒤돌아보는 시간조차도 사치가 되어버린 무한경쟁사회, 무성과사회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공연이다. 다산왕을 향해 뒤돌아보지 않고 살아가는 ‘조금박’을 통해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왜 열심히 살아가는지, 열심히 라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고요한 사색이 실종된 시대에 더 시끄럽고, 더 황당하고, 더 몰두만 되어있는 연극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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