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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Apr 20. 2018

세월호 참사에 부치는 글

2014. 5. 31


※이 글은 2014년 5월 31일 네이버 카페에 제가 게시했던 글입니다. 현재 한 교회 단체로부터 명예훼손 신고를 받아 게시중단(임시조치) 되었고 원문 내용의 해당 종교 단체 이름을 OOO으로 대체하여 브런치에 재게시합니다※

※네이버게시중단요청내용 : 본 게시물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44조2항의 법령을 준수하기 위해 게시중단(임시조치) 되었음을 안내 드립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아무말도 덧붙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것도 유가족의 슬픔을 대신할 수 없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억하는 것과 반성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정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이 아닌 비극에 대한 진실된 분노와 슬픔을 담은 글을 묵힌 세월 끝에 올립니다.


원문내용 :

 세월호 참사로 인해 무고한 생명들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도 함께 침몰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한달이 넘는 시간동안 국민들은 슬픔에 잠겼고 무책임한 정부와 저효율적인 구조 작업에 분노했다. 과거에도 수많은 목숨들을 앗아간 재난들이 있었다. 삼풍 백화점 붕괴와 성수대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등 신속한 재난대응과 사건 예방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참사였다. 그리고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현대 사회에서도 세월호 참사는 일어났다. 이번 사건은 우연이 만들어낸 예상치 못한 사고가 아닌 고의적으로 보여도 무방할 의도들이 만들어낸 대참사였다.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할 수밖에 없는 것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으며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학생들의 목숨에 어른들의 책임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는 어른으로서 대학교육을 받는 지식인으로서 우리는 부끄러워 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 세월호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원인과 대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의 부조리하고 뒤틀린 사회구조를 그대로 드러낸다. 사회 구조는 인간을 지배하며 인간의 생활, 사고 방식, 본성까지도 잠식해 버린다. 그리고 그 구조 속에 여러 세력의 힘이 맞물려 돌아갈수록 더욱 강하게 인간을 속박한다. 한국을 잠식해버린 언론-정부-사이비 종교-해운업체-지방자치단체가 바로 그 견고한 구조이다. 언론은 사고 첫 날,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오보를 내 유가족을 희망 고문했다. 구조 작업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무능이 드러나도 언론은 제 역할을 못했다. 언론은 정부의 통제를 받고 세월호 사건의 부조리에 동참하고 있었다. 또한 정부는 선박 수입에 관한 법률을 수정하여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을뿐더러 제대로 된 구조 조치를 지시하기도 못했다. 또한 청해진 해운은 OOO로 대두되는 사이비 종교 세력을 바탕으로 운영되었고 그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배를 개조하고 탑승 인원을 늘리고 화물을 과적했다.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할 지방자치단체조차 권력 관계에 귀속되어 감시를 완화하고 눈감아주었다. 우리는 이렇게 무서운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자본과 권력이라는 원동력으로 사회가 굴러가고 자본이 없는 자, 권력에서 벗어난 자들은 사회의 부속품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전적으로 사회구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구조의 부조리를 인식하지만 이에 순응하고 묵묵히 눈앞의 이익을 좇아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사회를 비판하기 앞서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기 바란다. 산업화된 사회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돈을 많이 버는 소시민이 되길 자처했다. 그 과정에서 윤리, 신뢰의 가치는 무너졌고 많은 자본을 획득하는 자만이 생존했다. 자본의 논리에서 사람들은 무한 경쟁할 수밖에 없었고 타인을 위한 배려는 사라졌다. 인간보다 돈이 우선시되고 돈에 눈이 멀어 강도질을 하고 패륜 범죄까지 저지른다. 개인의 가치관이 전복되고 윤리성이 결여된 사회에서 우리는 각성할 필요가 있다.


 세월호 사건이 보여주는 모든 문제는 곧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었다고 본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우리는 사회구조에 귀속되어 소극적인 시민으로 살아가서는 안된다. 사회의 진정한 주체로 발언권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제도적 개선과 개인적인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먼저, 서로 많은 주장들이 만나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사고와 대화가 필요하다. 사회문제를 남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나의 일상의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보장되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독립적인 기관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개인의 의사표현이 자유로운 커뮤니티가 만들어져야 한다. 도한 정부와 국정원, 국가안보실 등의 기관이 서로 감지, 견제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어 권력이 유착되는 행태를 막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자기 스스로에게 사회비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물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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