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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Jun 23. 2018

<삼삼함 이야기> 그 175번째 단추

TIME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언제나 같은 소리 똑딱똑딱
부지런히 일해요.


01. 죽은 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를 죽은 시간이라 명하기로 했다. 대기업 사무보조 일을 시작한 후로 무표정한 사람들의 하루를 매일 지켜본다. 처음 경험해보는 다수의 '생기없음'이다. 거기다 사소한 두 가지가 날 괴롭히는데, 하나는 하루종일 돈 얘기만 하는 사람들과 지내는 것. 다른 하나는 나 빼고 전부 밥을 빨리먹는 것 정도이다. 숨막히는 조용함이 싫어 혼자 소음을 내며  반항하는 중이다.


발소리를 크게 내거나

말소리를 크게 내거나

모두가 동참하는 그날까지!


02. 살아있는 시간


전 5시에 도망가겠습니다.


퇴근 시간이 되면 혼자 업무 종료를 외치고서 일어선다. 일이 끝나는 오후 5시의 안국역이 좋다. 출근이나 점심 시간에는 이 좁은 거리가 사람들로 가득차는데, 오후 5시는 한산하다.


오후 시간을 보낼 플랜 b가 많다. 이 근처에 널린 미술관, 갤러리. 좀더 걸어 서촌. 카페. 집 가는 길에 들리는 학교 도서관. 아님 그냥 산책.


이 때는 시간이 살아 움직인다.


03. 골든타임


죽은 시간과 살아있는 시간을 왔다갔다하며

진짜 가치있는 시간은 언제일까 생각했다.


엊그제 화분을 심을 때도

오래전 샀던 책을 만지작 거릴 때도

묵힌 편지를 꺼내보았을 때도


나는 정말 행복했다.


무언가를 아끼는 마음만이 날 빛나게 해주고, 내 시간을 귀하게 만들어준다.


오늘도 금같은 하루의 시작이다.


똑딱똑딱 금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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