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을 지났다. 자동차가 사납게 지나가는 소리가 다시 터널벽에 부딪혀 큰 소음으로 되돌아왔다. 불쾌한 소리뿐인 터널을 걸었고 그 끝에 파란 하늘이 보였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하늘이 점점 커져갔다. 하늘에게 다가가며 터널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말 안 듣는 사람들. 고집쟁이들.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사람들. 그래서 내가 많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결국엔 하늘길을 걷고 있구나 생각했다. 사람마다 세상을 사는 방식은 천지차이고, 돈을 좇든 사랑을 좇든 사람을 좇든 정답은 없지만.
내가 터널을 걸으며 걱정한 사람들에게 하늘길을 걷고 있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
천천히 날 거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