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라는 세 글자
이름이라는 세 글자.
하늘색 명함을 받았다.
네모난 종이 쪽지에 적힌 내 이름을 가만히 보았다.
활자로서의 이름이 낯설게 다가왔다.
내 이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은혜 혜. 은혜 은.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사람은 이름을 닮아가기에 나는 누군가의 도움이 되어간다.
이름값 하라는 말, 내게는 고마움을 주라는 말과 같다.
어느 날, 연필로 부르지 못하는 이름들을 차곡차곡 적어보았다.
이름은 나를 지켜주는 세 글자의 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