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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하늘 Feb 06. 2018

<삼삼한 이야기>그 130번째 단추

오르막길


1. 오르막길 


을 오르내리며 학교를 다녔다. 


커다란 암벽산 같은 학교는 어딜가나 계단과 가파른 언덕이 있었다. 


오늘은 책을 반납하러 학교를 들렀다가 출근했다. 


늘 평평한 길을 걸었던 터라, 숨이 조금 찼다. 




2. 스무 살 


대학을 입학했을 때는, 설렐 겨를도 없이 이 계단들이 참 미웠다.  


전공 수업을 들으러 가도, 교양 수업을 들으러 가도,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던 곳인 도서관을 가는 길조차 계단 뿐이었다. 

 

그러다 3학년이 되어서는 지하철부터 강의실까지 뛰어서 2분 기록을 만들었다. 


매일 계단을 오르다보니 등굣길이 가뿐해진 것이다.

     

물론, 요령도 함께 생겼다.


도서관을 가는 최상의 루트는 본관 옆 사이로 난 계단을 올라 사회과학대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내려 걸어가는 것이다. 그럼 가장 짧은 시간에 덜 지치면서 도서관까지 갈 수 있다.  


4학년 즈음엔, 계단을 자주 오르지 않았다. (수업을 자주 가지 않았다.)   


계단을 오르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건 각자의 자유였으니까!  





3. 계단을 오르는 방법 


지금도 내 앞에 수많은 계단이 놓여있다는 걸 안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심(無心)이다. 

나에 대한 얄팍한 칭찬에 휩쓸리지 않고, 

말할 시간을 아끼고 그저 하고 있는 것.  

시끄러운 타인에게 눈을 뺏기지 않는 것. 

오늘 내가 서있는 곳에서 최선을 찾는 것.  


그리고 계단을 다 올랐을 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흰 우유를 발칵발칵 마실 것. 

 

오늘도 내일도 무심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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