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견의 건강관리를 위한 노즈워크의 종류는 의외로 다양하다.
반려견과 처음 놀이를 진행하거나, 나이가 든 반려견이 체력관리를 위해 실내놀이를 진행해야 할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놀이가 무엇보다도 "노즈워크"일 것이다. 지난 1편에도 소개했지만, 코담요와 슬라이드식 장난감 외에 노즈워크를 할 수 있는 도구들은 종류가 다양하다. 간단하게는 맨 손을 활용할 수도 있어 비용 부담이 적은 놀이 방법이다.
여러 가지 노즈워크 방법 중에서 디디에게와 펫시팅 아이들에게 사용했던 방법들을 소개하려 한다.
일명 '콩놀이'라고도 불린다. 이 놀이는 장시간 집을 비워야 하는 직장인 보호자들이 사용하면 좋다. 혼자 있는 아이들의 분리불안을 극복하는데 효과적이다. 보호자가 집을 나설 때, 콩 장난감을 멀리 던져주면 아이들이 뛰어가서 한참 가지고 논다. 아이들이 혼자 있다는 지루함을 달래는데 좋고, 입이 짧은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며 식욕을 돋우는데 좋다.
생수병 혹은 음료수 플라스틱 병에다가 간식이 나올 수 있을 만큼의 구멍을 뚫고 사료나 간식을 넣는다. 이때, 날카로운 면이 혀나 코에 닿으면 베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포 등으로 뚫은 면을 마모시켜야 한다. 아이들의 혀는 얇고 민감해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두께는 너무 두껍거나 지나치게 얇지 않은 일반적인 생수병 두께를 추천한다. 너무 두꺼우면 구멍을 뚫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너무 얇으면 쉽게 찌그러져서 안에 들어있는 간식이 납작해지거나 비스킷류는 가루가 되어 버린다.
아이들이 콩놀이를 할 때, 보통 앞발로 주둥이 부분을 밟거나 물어재끼곤 한다. 그 압력 때문에 병뚜껑이 목구멍으로 확 들어와서 기도가 막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형견의 경우에는 힘이 세기 때문에 이런 사고의 위험이 더 클 수 있겠다.
디디의 아기들과 콩놀이를 할 때, 병뚜껑을 아예 없앤 상태에서 진행했다. 병 입구가 거칠지 않고 반들반들하다면, 혀를 집어넣는 것만 가능하여 안전사고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 활달한 아이의 경우에는 병을 물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어댈 수 있기에, 굳이 병 몸통에 구멍을 뚫지 않아도 괜찮다. 거칠게 흔들 때, 병 입구를 통해서도 충분히 간식이 배출될 수 있다.
이갈이를 시작하는 유아에게도 좋은 놀이지만, 활동성을 회복하려고 하는 노령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놀이이다. 노령견은 병 입구에 '바르는 치약'을 잔뜩 묻혀서, 빨아먹거나 치아를 앙앙거리며 살살 씹을 수 있도록 하는데도 좋다. 다만, 놀이 후에 치아로 물은 흔적을 살펴보고 너무 심하게 물어서 잇몸에 피가 나거나, 흥분도가 지나치게 높다 싶으면 놀이시간을 제한해야 하기에 보호자가 지켜보는 시간에 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쉽고 간편한 놀이이다. 도구가 필요 없이 담요나 이불만 있으면 놀이가 가능하다. 트릿같이 작은 사이즈의 간식이나 큰 간식을 쪼개서 나눈 뒤, 담요나 이불속에 숨겨두면 놀이 준비가 끝난다.
간식을 숨기기 전에 미리 간식 냄새를 맡게 해서 흥을 돋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이가 들면 행동이 수동적으로 되기 때문에 일부러 활발히 움직이도록 간식 냄새로 흥미를 유도하면 좋다. 두꺼운 이불의 경우, 천식이나 호흡기 질환 등이 있는 아이들이 호흡곤란이 오지 않도록 곁에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디디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여서, 아이와 놀아주기는 해야 하는데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때는 이불속에서 찾기 놀이를 진행한다.
놀이 후에는 사용한 이불이나 담요 등을 개어서 완전히 치우는 것이 좋다. 놀이가 끝났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흥분을 가라앉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놀이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것은 응석 부리는 성격이 되지 않도록 도와준다. '끝났다'라는 것을 알게 되면 물건이나 사람에 집착하는 성격을 방지할 수도 있다.
양치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양치습관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 치주질환이 있는 아이들 등에게 효과적인 놀이 방법이다. 구강 건강 관리를 위한 꾸준한 관리가 필수이지만 바쁜 보호자들이 양치를 자주 해주지 못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양치볼을 깨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틈 사이에 들어있는 간식을 꺼내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개발될 수 있다.
양치볼을 구매할 때는 아이의 구강 건강 상태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치주염이 있는데 플라스틱 볼을 사준다면 치아가 깨지거나 빠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디디의 경우에는 입 주변에 무엇이 닿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편이라, 억지로 양치질을 하면 할수록 거부반응이 더욱 커졌다. 양치질의 대체용으로 양치볼을 구매했는데 재질이 딱딱해서 잇몸이 까지고 피가 났다.
그 후, 실리콘 재질의 양치볼로 바꾸니 말랑말랑한 덕분에 다치는 일이 없었다. 디디가 좋아하는 큐브 간식 몇 개를 틈 사이에 끼우고 그 위에 치약을 발라, 양치질은 물론 치석제거 효과까지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