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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놈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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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단우 Apr 08. 2020

늙었지만 건강해야 해요 (1)

노령견 아이를 위해 집 안에서도 얼마든지 운동을 할 수 있다.


  노령견은 체력 관리가 생명이다. 조금이라도 관리가 소홀하면 합병증이 오거나, 가벼운 정도의 질환이 쉽게 악화되어 건강에 적신호를 유발한다. 날마다 햇살 좋은 날씨이면 좋으련만. 혹은 날마다 산책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좋으련만. 돌봄의 삶은 그렇게 모든 상황을 용인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호자는 항상 '내가 케어할 수 없을 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마음에 염두해두어야 한다.



  특히 아이의 건강 문제로 산책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깊이 생각해야 하는데, 아이의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갈 수록 그런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을 여러모로 마련해두어야 한다. 아이들은 보호자가 '걱정한다'고 인식하기 보다는 '엄마아빠가 화가 났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크다. 이런 이유로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여과 없이 "수용"해버리고 억지로 참는다. 고스란히 삼켜버린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하면, 훗날 감춰둔 병을 큰 질환으로 키우는 경우까지 생긴다. 자견이나 어린 강아지의 경우에는 성격 고착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실내 놀이 방법을 익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산책이 불가능할 때, 몇 가지 실내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질병을 감추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방법들은 펫시팅을 할 때에나 우리 아이를 돌볼 때에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다. 물론 펫시팅 때, 인기만점인 놀이 방법이었다.






1. 장난감 놀이 (공놀이)


  장난감을 활용하는 것은 가장 쉬운 방법이다. 펫샵, 인터넷몰, 동물병원 등을 통해 손쉽게 장난감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놀이 방법이다. 견주와 아이의 교감이 잘 이루어지는데 적합한 놀이이지만, 편향된 놀이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단순한 훈련의 반복으로 느껴져, 재미도 없을 뿐더러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학습이라고 생각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가?"



  이 질문으로 놀이에 접근해야 아이의 성격을 고착시키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다. 뼈다귀 모양의 인형이 있다면 멀리 던져서 물어올 때, 스스로 그 인형을 놓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아이들은 인형을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고 독점하려고만 한다. 인내심이 그다지 강하지 않은 보호자들은 억지로 아이의 입에서 인형을 뺏어서 다시 던지고 물어오게 한다. 그러면 아이는 인형을 뺏기지 않기 위해 인형을 가지고 엉뚱한 데로 가버린다. 아니면 놀이를 재개하기 위해 다가온 보호자를 물려고 위협한다. '소유물을 억지로 뺏어갔다.'라는 트라우마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의 경우, 공격적이고 소유욕이 강한 아이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 심각한 경우, 자신에게 사료 그릇을 주는 주인의 손을 물어뜯는 사나운 개가 될 수도 있다.



  무조건 보호자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장난감 놀이의 과정에서는 보상이 중요하다. 다시, 뼈다귀 인형을 던졌다고 상상해보자. 아이는 기분 좋게 물어와서 칭찬해달라고 기다릴 것이다. 보호자는 인형을 뺏지말고 간식을 보여줘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간식을 향해 입을 벌려 인형을 떨어뜨리게 해야 한다. 아이가 인형을 떨어뜨리면 그 보상으로 간식을 준다. 이 패턴을 반복하면 아이가 알아서 먼저 인형을 내려놓는다.




삑삑거리며 소리내는 장난감이 효과적이고, 플라스틱류는 세척에 이롭다. 치아가 약한 아이는 천으로 된 것을 추천한다.




  장난감 놀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때, 디디가 물고 있던 삑삑이 장난감을 강제로 뺏었던 적이 있다. 입을 벌려 억지로 삑삑이를 잡아뺀 다음 다시 집어 던졌다. 디디는 저 멀리 날아간 삑삑이를 바라보더니 나를 향해 약간 억울하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계속 그런 놀이를 반복해왔었고, 최근에서야 잘못된 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문인지 디디는 의심이 많은 성격으로 고착화 되었다. 내가 간식을 던지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 있다!'하고 소리쳐도 눈만 껌뻑거리면서 간식과 나 사이를 왔다갔다 했다. 덕분에 디디가 장난감을 물어온다든지 하는 귀여운 사진이 하나도 없다. 이 글을 읽는 보호자님들은 꼭 보상이 주어지는 장난감 놀이를 하시길! 무엇보다도 이 놀이는 비단 장난감 뿐만 아니라 엉뚱한 것(양말, 방석, 강아지 인형 등)에 대한 집착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놀이를 할 때는 될 수 있으면 놀이용 매트 위에서 하기를 추천한다. 갑자기 빨라진 움직임에 슬개골 탈구가 올 수도 있다. 처음에 흥분해서 마구잡이로 달려가면 부상을 입기 쉬우니, 리드줄을 짧은 상태에서 점차 길이를 늘려가면서 노는 것이 좋다. 조금 익숙해지는 것 같을 때, 리드줄을 풀어 놀면 된다. 다만, 놀이시간은 5분~10분 사이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놀이를 통해 집중력을 높이는 것은 좋으나, 체력안배의 문제도 있고 장난감에 집착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





2. 노즈워크


  후각을 활용하여 스트레스 해소 및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 감각을 일깨워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장난감 놀이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는 아이의 경우에는 노즈워크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노즈워크 놀이가 많이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노즈워크 장난감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앞발로 툭툭 건드려 원통이 빙글 돌아가면 통 안의 간식이 작은 구멍을 통해 빠지게 되는데, 이 때 원통 하단에 놓여있는 코담요에 떨어진다. 아이는 원통도 굴려야 하고 담요로 떨어진 간식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하고 후각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어떤 장난감은 원통 아래에 코담요가 아닌 플라스틱 칸막이가 세워진 미로를 셋팅해 놓기도 한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노즈워크 놀이 방법은 원모양에 각각 슬라이드가 달려있어, 코나 앞발로 밀어서 간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슬라이드를 일일이 밀어야 하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격렬하게 담요를 비벼서 코가 까질 염려도 적다. 대신 슬라이드 사이의 틈새에 간식이 낄 수 있으니 어느 정도 간식 사이즈를 고려해야 한다.




코담요가 너무 자주 훼손되거나 담요 천에 코가 까지는 부상을 입는다면, 살짝 건드려도 슬라이딩 되는 식의 노즈워크를 추천한다.




  꼭 어떤 복잡한 장치가 설치되거나 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떤 아이들은 많은 노력을 기하는 놀이에 흥미를 쉽게 잃을 수도 있으니까. 이럴 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코담요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 아이의 사이즈에 맞는 코담요를 구입해서, 장난감이나 특히 간식을 사이사이에 숨긴다. 개껌을 잘 씹지 않는 아이들은 코담요를 이용하면 보상 간식으로 잘 먹기도 한다. 보상을 할 때에는 소량의 간식을 멀리 던져주어 시선을 돌린 다음, 그 사이에 잽싸게 담요와 그 속의 장난감 등을 정리하면 된다. 가끔씩 너무 흥분하여 노즈워크 후 코담요에 배변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놀이의 정도를 고민해야 하기도 한다. 디디는 꼭 코담요에 소변을 지리는데, 일부러 간식 하나는 코담요 속에 넣고 다른 하나는 멀리 던져서 흥분도를 분산시킨다. 코담요가 없다면 아이가 평소에 사용하는 담요나 수건을 활용해도 좋다.



  노즈워크는 분리불안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낯가림이 심한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다. 헛짖음이 심하거나 경계심이 강한 아이들이 긴장을 풀어주는데도 좋고, 소심한 아이들이 자신감을 기르도록 하는데도 좋다.




코담요 사이에 간식을 숨겨두거나 이렇게 큰 고리 사이에 작은 사이즈의 개껌을 끼워놓으면 잘 꺼내 먹는다.




  짧은 기간의 임시보호를 맡고 있거나 지인의 아이를 맡고 있는 등 임시적인 상황에서는 장난감 구입이 선뜻 망설여질 수도 있다. 아니면 다견 가정의 깔끔한 보호자인데 아이들의 침과 콧물이 범벅된 장난감이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장난감을 주기적으로 세척해주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손쉬운 노즈워크는 집 안 곳곳에 간식을 숨겨두고 추적하게끔 하는 것이다. 방문 뒤나 사고 위험이 없는, 안전한 물건 뒤에 숨겨서 이곳 저곳을 킁킁거리며 걸어다니게 한다. 실내 산책과 비슷한데, 특히 어린 강아지들이 낯선 환경에 빠른 적응을 하는 데 있어 효용성이 있다.



  노즈워크는 원래 수색 및 탐지를 하기 위해서, 전문적 훈련을 받는 아이들에게 사용되던 방법이었다. 그만큼 개의 장점에 있어 최적화된 놀이임에 틀림없다. 내가 출근하는 동안 디디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우울증이 올 때가 있었는데, 노즈워크를 통해 회복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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