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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딤돌 Apr 28. 2024

人生 길

<4>

(탈출하느냐 먹히느냐의 긴박한 상황 / 네이버)


  우리가 밟는 길이 항상 탄탄대로라면 좋으련만... 그럴 수 없다. 안전하다고 다니던 길이 인위적으로 혹은 자연현상 때문에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익숙했던 길이 산사태로 막혀 한참을 우회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어느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용기도 때로는 필요하다.


  들짐승은 다니던 길만 오간다. 제한된 자신의 영역에서만 활동하기 때문에 이를 간파한 인간들은 올무를 놓는다. 우리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좁은 공간만 오간다면 잠시는 안전하겠지만,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어렵고 한눈팔다가 덫에 걸리거나, 긴급상황에서 위험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무리를 지어 산토끼를 몰아본 적이 있는가? 정상에서 아래로 내몬다. 앞다리가 짧아 내리막 길은 말 그대로 그들의 저승길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옆으로 방향을 튼다. 다시 오르막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호모사피엔스가 어떤 존재인가? 미리 측면에 인원을 더 두텁게  배치한다.


  그렇다고 산토끼가 은폐 엄폐 할 곳이 없는 평지로만 다닐 순 없다. 모든 게 트여있는 개활지는 또 다른 시련을 선사한다. 창공을 빙빙 돌며 호시탐탐 먹이를 노리던 맹금류는 "이게 웬 떡이냐”를 큰소리로 외치며 부리와 발톱에 힘을 실을 것이다. 늑대, 여우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아, "앞다리가 짧아 슬픈 짐승이여!"


  작전지역에서는, 군인은 전시가 아니고서는 지뢰가 설치된 위험지역에 들어가면 안 된다. <사랑의 불시착> 여주인공처럼 지뢰지역을 덤벙거리며 아다녔다간, 현실에선 신의 가호가 함께 해야 최하 중상이다. 하지만 유사시에는 자신들이 설치한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앞으로 전진해야만 한다.  


 적으로부터 안전을 담보했던 지역이 여건에 따라 정반대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인간이나 짐승에게 언제나 안전한 길이란 없다. 살아가기 위해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고, 절체절명의 위험에 맞닥뜨리면 먹히느냐 헤쳐 나오느냐의 선택지만 있을 뿐이다. 그게 인생이고 모든 살아 있는 것 들의 타고난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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