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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딤돌 Apr 05. 2024

망설이거나 물어볼 필요 없다

<3>

 

(네이버)

  

  환갑을 넘어 무난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면 일단은 성공한 삶이다. 나름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있어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다.  죽음의 일차관문도 통과한 나이다.  물론 인생경험도 충분히 쌓인 상태다.  머잖아 칠십 이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라고 공자께서 말했다. 마음 가는 대로 행했는데도 이치에 어긋남이 없더라는 말이다. 우리도 자신을 믿고 선택에 주저함이 없어야 건강에 이롭다. 주위 눈치를 자주 보면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기 어렵다.  떳떳한 자세는 나이가 들수록 중요하다. 

  

  우리는 공동체 문화의식이 강한데 이상하게도 협동, 배려, 공감 등의 순기능은 점점 사라지고 평판, 눈치, 체면 같이 바람직하지 않은 요소들만 의식 속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구식 개인주의가 나이 든 세대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과감한 의식혁명 없이는 남은 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끌어가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먼저 나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진한 아쉬움만 남는 삶을 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세상에 자신보다 앞에 두어야 할 것은 없다. 내가 무너지면 모든 게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판단을 믿어야 하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여과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배우자, 자녀, 주위 사정을 고려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반드시 협의해야 할 일이 아니라면 자신의 생각대로 이행하는 게 옳다. 남이 내 인생을 살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주체적인 삶을 살려면 사색과 성찰은 기본이며 과단성이 요구된다.’ 자녀가 독립했다면 기본 임무는 다한 셈이다. 더 이상 그들의 삶을 기웃거려선 안 되고 부부 간에도 서로 불필요한 구속을 하면 곤란하다. 각자의 인생 목표에 정진할 수 있도록 서로 응원을 해야 한다.    

 

  나를 누르고 타인을 위해 사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 도움을 받을 땐 잠시 고마워 하지만 길게 가지 않는다. ‘자신은 돌보지 않으면서 남을 위해 에너지를 전부 쏟는다는 건 애초부터 이상하지 않는가?’ 나 자신도 물어볼 필요가 없지만 상대가 묻거나 요청하지 않는 한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게 좋다. 오히려 선을 넘는다고 불쾌해할지도 모른다. 자! 그런데도 자신만을 위해 투자하는 일에 망설일 것인가? 스스로 행복해야 주위에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집단주의의 폐해는 크다. 개인의 참 의미와 고유성을 철저히 매몰시킨다. 젊은이들은 덜하지만 장년이상 세대는 조직우선 통념을 깨뜨려야만 남은 미래가 밝다.  부모를 봉양했고 자식 키워 냈으면 됐다. 이제는 스스로를 위해 살아보자! 마지막으로 눈감으면서 무엇이 아쉬웠다고 말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늙어서 말이 많으면 넋두리 늘어놓는다고 한다. 잠깐은 귀 기울이겠지만 모두 서둘러 당신 곁을 떠날 것이다.  훗날 "나만의 삶 과정에 스스로 흐뭇해 할 수 있다면 이 어찌 행운아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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