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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딤돌 May 16. 2024

어떤 돌이 될 것인가

<4>

    

(네이버)


  비가 많이 내린 후 시골길을 걷거나 냇가를 건너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조그만 돌덩이라도 있으면 신발을 물에 적시지 않고 요리 저리 피해 가며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 


  물론 폭이 넓고 깊은 곳은 보다 큰 디딤돌이 필요하다. 무심코 밟고 지나치는 것들이지만 이들의 도움이 없다면 쉽게 건너기 어렵고 많은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도움은커녕 가슴깊이 생채기를 남기는 돌 뿌리, 즉 걸림돌도 있다. 세상사가 탄탄대로 일 수는 없지만 걸림돌을 만나면 이를 헤쳐 나가는 데 있어 많은 부담을 감내해야만 한다.   

  

  나는 세상의 걸림돌인가 아니면 디딤돌인가?


  먼저 디딤돌의 역할을 정의해 본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경우’라고 본다. 참스승, 따뜻한 어른, 용기와 영감을 주는 사람들을 들 수 있겠다.


  걸림돌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간략히 표현할 수 있다. 공감, 배려 등의 결여는 말할 것도 없고 주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유형이다. 영월 동강 할미꽃 수난이란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출사(出寫) 자가 자신의 작품을 얻은 후 타인의 기회를 없애고자 할미꽃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도 부지불식간에 남에게 걸림돌은 아니었나?  돌아보게 된다. 생업에 매몰되어 앞만 보고 달렸을 뿐,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나에게 기댈 수 있는 언덕 역할을 한 적이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아쉬움보다는 좋은 측면이 더 많아 보인다. 달리느라 스치고만 지나간 것들을 다시 볼 수 있게 하니 여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 줄어들고 넓은 시야로 세상을 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강 할미꽃 / 네이버)


  이 세상은 존재하는 사람 수만큼 시각도 다르고 해석 틀도 제각각이다.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지만 공존, 배려의 가치는 누구나 가져가야 할 최고의 덕목이라고 본다. 현실적인 삶의 과정에서는 중용의 정신이 제일이라면, 모두가 추구해야 할 이상으로는 공존을 꼽고 싶다. '함께 삶'의 전제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서로 연계되어 순환된다는 사실을 알면 자연스럽게 경외심이 생겨나고 이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반면 적자생존을 신봉하면 정반대의 방향으로 간다. 주위가 적이며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동물의 본능과 같거나 오히려 못하다. 최소한 그들에게는 탐욕만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나의 디딤과 걸림의 개념상 구분은 명확하다. 기여, 봉사, 배려 등이 깔려있는 행동은 타인에게 감사, 평온, 함께의 기쁨을 선사하는 선한 영향력으로서 디딤이며


  탐욕, 무한대, 인색 등의 사고가 함께하면 걸림에 해당한다. 무자비, 경쟁, 성과 제일주의의 이면에는 깊은 그림자가 있다. 많은 약자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욕망과 집착이 원만한 세상살이를 방해한다.’


  나이가 든다 함은 육체적으로 쇠하는 대신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라 본다. 이 원리가 세상이치에도 맞다. 한편, 늙은이가 바라는 게 많아도 추하지만, 젊은이가 꿈이 없다면 더 문제다. 


 나이 듦의 과정은 숙명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시기에 맞춰 적절한 디딤돌이 된다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람직한 방향의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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